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국립중앙박물관이 오는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공식 만찬 장소로 낙점되면서, 이날 임시휴관을 실시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사전 예약한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일방적으로 취소를 당했다”며 불만이 쏟아졌고,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시민들의 문화향유권을 침해한다”는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21일 국가중요행사로 인해 기획전시실을 제외한 모든 시설에 대하여 임시 휴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유·무료 특별전시와 상설전시, 아동 뮤지컬 ‘반쪽이전’ 등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오는 21일 임시휴관 조치에 따라 관람객들의 불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사전 예약이 필요한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과 ‘아스테카,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의 관람을 기다리던 시민들은 3일 전 갑작스러운 공지에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 전시는 관람하려는 시민들이 몰려 온라인 예매가 시작되면 빠르게 매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수집가의 초대’는 21일 오후 2시30분 입장객까지 정상 관람할 수 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8시 사이 회차를 예매한 시민들은 전시 기간 중(오는 22일부터 8월28일까지) 다른 시간을 선택해 관람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아스테카,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의 경우 이날 전체 휴관이기 때문에, 예매자들은 전시 기간 중 원하는 일자에 방문해 관람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한 네티즌은 예매처로부터 받은 취소 문자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오늘 이 문자 받고 너무 황당했다. 저 날 전시를 보러 가려고 일정 다 빼놨는데. 너무 화난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관람 예약 취소 통지가 왔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 맞이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하나 보다. 어처구니가 없다”, “친척 어른을 위해 몇 달 전에 예매한 전시가 국가중요행사로 인해 멋대로 변경됐다. 이런 중요한 변경사항을 3일 전에 알려주다니 퍽이나 민주적”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국민의 문화 향유권을 침해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또 국립중앙박물관이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런 곳을 만찬자리로 쓴다는 결정 자체가 납득이 안 된다”, “박물관을 만찬장으로 써서 일반 관람객 못 오게 할 거면 차라리 청와대를 통제하고 만찬하는 게 낫지 않나” 등 의견도 있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오후 한국에 도착해 22일 오전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오전 국립현충원 현충탑 참배 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기념촬영을 할 예정이다. 정상회담을 한 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동해 만찬을 함께 한다. 만찬에는 행정부, 의회, 경제계, 학계, 스포츠계 등 50여명과 미국 측 수행원 등 3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