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노인 빈곤율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해 우리나라 빈곤의 두 가지 특징으로 ‘노인화’와 ‘여성화’를 꼽았다. 65세 이상 여성이 가구주인 가구의 빈곤율은 65.1%로, 같은 세대 남성 빈곤율(30.7%)의 두 배 이상이었다. 2018년 OECD 조사에서도 한국의 여성 노인 빈곤율(48.3%)은 남성 노인(37.1%)보다 높았다.

노년에 찾아오는 빈곤의 늪은 여성에게 더 치명적이다. 전문가들은 “경력 단절 등으로 취업에 도움 되는 기술을 개발하지 못한 데다가, 국민연금 가입 기간마저 짧아 사회보장제도 혜택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버 취준생 분투기’란 제목으로 지난해 한 시니어 문학상을 받은 이순자 할머니 사례는 취업 시장이 여성 노인에게 얼마나 가혹한지 보여준다. 황혼 이혼을 택한 그는 62세에 뒤늦게 취업 시장에 뛰어든다. 대학 학위와 각종 상담 자격증, 호스피스 활동 경력까지 있었지만 그에게 주어진 일자리는 건물 계단 청소, 시급 4000원도 안 되는 어린이집 아르바이트 정도였다. 결국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락했고, 작년 8월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남성은 생계 부양, 여성은 가사’라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살아온 고령층 여성들은 일할 기회 자체를 얻지 못했거나, 서비스직 등 단순 반복 일자리만 전전한 경우가 많다”면서 “재취업 시장에서도 저임금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했다.

여성 노인들은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제도에서도 소외된다. 상당수 여성은 경력 단절 등으로 국민연금 최소 가입 기간(10년)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 기준 만 65세 이상 인구 대비 국민연금 수급자 비율은 남성이 83.4%, 여성은 35.2%였다.

〈특별취재팀〉

김윤덕 주말뉴스부장, 김연주 사회정책부 차장, 변희원 산업부 차장, 김경필 정치부 기자, 유종헌·유재인·윤상진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