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 문 전 대통령 반대단체 집회, 1인 시위에 항의하는 마을주민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이 사저 앞에서 연일 시위를 벌이는 일부 보수단체를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 측은 지난주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단체나 회원을 모욕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때 필요한 증거와 절차 등을 문의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직접적인 피해와 함께 평산마을 주민이 고통을 호소하자 집회 단체를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경남 양산경찰서 관계자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일반적인 고소 절차에 대한 문의였다”며 “고소장이 접수되면 고소인이나 고소대리인을 조사해 혐의 여부를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이 귀향한 이달 10일부터 보수단체 집회와 1인 시위 등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주민은 소음 스트레스로 말미암은 불면증과 환청, 식욕 부진 등을 호소해 병원 진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4일에는 집회에 반발하는 주민들의 시위도 벌어졌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집으로 돌아오니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 마을 일요일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며 “평산마을 주민 여러분 미안합니다”라고 적은 바 있다.

26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주변에 문 전 대통령 비판 단체 시위로 인한 이 지역 주민들의 피해 호소 현수막이 걸려져 있다. /뉴스1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는 28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게 과연 집회인가? 총구를 겨누고 쏴대지 않을 뿐 코너에 몰아서 입으로 총질해대는 것과 무슨 차이인가”라며 “증오와 상욕만을 배설하듯 외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집안에 갇힌 생쥐 꼴이다. 창문조차 열 수 없다. 사람으로 된 바리케이드”라며 “구치소라도 함께 들어가면 그 사이라도 조용하겠지라는 심정으로 가열차게 내려왔는데 현실은 참담과 무력. 수적으로 열세”라고 했다.

그는 “더는 참을 이유가 없다. 이제 부모님은 내가 지킬 것”이라고 비판했다.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평산의 소란, 이대로 두지 말라’는 글을 통해 “차마 옮길 수 없는 욕설 녹음을 확성기로 온종일 틀어댄다. 섬뜩한 내용의 현수막이 시야를 가리고 험악한 인상의 사람들이 길목을 어슬렁거린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런 일을 처음 겪으시는 마을 어르신들은 두려움과 불면으로 병원에 다니신다”며 “이 지경이 됐는데도 정부와 지자체, 특히 경찰은 소음측정이나 하고 있다. 업무 태만을 넘어 묵인이 아닌지 의심받아도 할 말이 마땅찮게 됐다. 주민의 평온한 일상이 깨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옳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