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개그맨 출신 사업가 A씨가 수년째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여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8일 채널A와 ENA가 공동 제작하는 토크쇼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애로부부)에서는 사업에 성공했으나, 십수년째 수천만원에 달하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A씨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사연을 보낸 이는 A씨의 전 아내 B씨다.
B씨는 만삭의 몸으로 식당에서 일하며 개그맨 지망생이었던 A씨의 뒷바라지를 했다. B씨의 헌신 끝에 A씨는 한 방송사 공채 개그맨 시험에 합격했다. A씨는 가정적인 이미지로 국민 예능에 출연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A씨가 성공할수록 B씨는 불행해졌다. A씨는 출연료 지급이 밀렸다며, 아이 학원비와 생활비 조차 주지 않았다. 여기에 방송사 스태프와 불륜까지 저지르고 있었다.
알고 보니 A씨는 한 달에 1000만원 넘게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었고, 이 돈도 심지어 불륜녀에게 쓰고 있었다. 모든 사실이 밝혀지고, A씨와 불륜녀는 B씨 앞에서 무릎을 꿇고 싹싹 빌었다.
‘간통죄’ 폐지 전이었던 당시, B씨는 A씨와 불륜녀를 고소하려 했지만 아이가 상처받을까봐 이번 한 번만 참기로 했다. 그러나 그 대가는 참혹했다. 매일 집에 찾아와 돈을 요구하는 시어머니, 자신을 의부증 환자로 취급하는 남편 A씨까지. 결혼생활은 더 지옥같았다.
결국 B씨는 이혼을 결심했다. 양육비 월 100만원 지급과 B씨 어머니에게 A씨가 빌린 8000만원의 빚을 갚는다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4년간 B씨는 A씨에게 양육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A씨와 연락도 닿지 않았다. 더 황당한 건 A씨는 연예계 활동을 접고 SNS 마켓 사업으로 대성공해 불륜녀와 최고급 아파트에서 아이까지 두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었다.
수소문 끝에 B씨는 A씨를 찾아가 양육비 지급을 요구했으나, A씨와 불륜녀는 오히려 뻔뻔하게 B씨를 모욕했다. 또 A씨는 재산 명의를 돌리고, 위장전입까지 하며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갔다. 그리고 본인이 먼저 양육비 조정 재판까지 신청했다.
재판장에서 A씨는 월 소득이 120만원이라며, 양육비 재조정을 요구했다. B씨가 “지금 SNS 마켓에서 제일 잘나가는 셀러다. 연매출 10억원이 넘는다”고 따졌으나, A씨는 사업자가 다른 사람이고 본인은 일개 직원이라며 판사 앞에서 눈물로 호소하며 양육비를 깎았다. 재판 결과, A씨가 지급해야 할 양육비는 40만원 줄어 60만원이었다.
B씨는 이날 진행자들과의 전화 연결에서 A씨 때문에 공황장애를 얻었고, 아이 또한 아빠에 대한 증오심이 생겼다고 전했다. B씨는 “이제 중학생이 된 아이가 단 한 번도 아빠를 찾지 않는다”며 “아빠가 너무 미운 나머지, 내가 보란 듯이 잘 커서 복수해 주겠다고 한다”며 눈물을 펑펑 쏟아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 변호사 “양육비 이행 관리원, 상담부터”
법률 자문을 담당한 김윤정 변호사는 B씨에게 전문 기관의 상담부터 받을 것을 조언했다. 김 변호사는 “양육비 이행 관리원이라는 것이 있다. 감치 명령 집행 신청이 가능한데 그렇게 되면 명단 공개, 출국금지, 운전면허 중지, 형사처벌까지도 받을 수 있다. 또, 최대 1년까지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도 가능하다”고 했다.
한부모 자녀 양육을 지원하는 양육비 이행 관리원은 2015년 출범했다. 변호사가 양육비와 관련한 법률적 문제도 상담해 주고, 양육비 청구 및 이행확보 소송을 대리해 주기도 한다. 합의가 되거나 법원 판결 확정 후에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다면 강제집행도 도와준다.
◇ A씨 찾기 나선 네티즌들…A씨 추정 인물, SNS 폐쇄
B씨의 사연이 공개된 후, 네티즌들은 방송에 나온 내용을 토대로 A씨 찾기에 나섰다. 결국 한 명으로 좁혀졌고, A씨가 개그맨 박성광과 방송에 함께 출연했던 사실까지 밝혀냈다. 네티즌들은 박성광 인스타그램을 찾아가 “그 개그맨에게 당장 양육비 내놓으라고 해라”, “너도 그 개그맨이랑 친하냐, 손절하라” 등의 댓글을 달았다.
참다 못한 박성광은 “애로부부의 당사자 그분과는 1년 전 선배님의 도움 요청으로 라이브커머스 두 번, 방송을 위한 사전미팅 한번 진행한 것이 전부”라며 친분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방송에서 언급된 친한 개그맨은 제가 아니고 누구인지도 모르며, 라이브커머스 도중 경찰이 왔다는데 그것 역시 저와 한 방송이 아니다”라며 “만약 방송에 언급된 내용을 제가 알고 있었고 친한 사이였다면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책임이 제게 분명히 있었겠지만, 서로 안부 묻고 밥 먹고 개인적인 얘기 나누는 사이가 아니기에 여러분이 얘기하는 손절을 해야 하는 어떤 관계가 아니다”라며 무분별한 추측성 댓글 자제를 부탁했다.
A씨를 둘러싼 추측이 이어지자 ‘애로부부’ 제작진도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게끔 추측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A씨가 누군지도 절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로 추정되는 개그맨은 방송 이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폐쇄했다. 유튜브에는 “입장을 밝혀달라”는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