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시비를 벌이던 20대 승객이 버스 기사 얼굴에 소화기를 분사하고 있다./KBS

전북 전주에서 20대 승객이 버스기사에게 소화기를 분사하며 난동을 부려 경찰에 입건되는 일이 발생했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전주덕진경찰서는 버스 안에서 기사에게 소화기를 분사한 20대 남성 A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운전자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25일 오전 8시쯤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을 지나던 버스 안에서 차량 내 비치돼 있던 비상용 소화기를 기사에게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A씨는 기사와 요금 시비를 벌이다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씨는 버스에 탑승한 뒤 일반용 카드를 내며 학생 요금으로 결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기사는 “그럼 학생용 카드를 내야지 왜 일반 카드를 내느냐”고 물었고, 결국 A씨는 현금으로 요금을 냈다.

이후 거스름돈을 계산하는 과정에서도 말다툼이 있었다. A씨는 거스름돈으로 현금통에 놓인 400원을 챙겼지만 기사가 ‘300원만 가져가야 하는데 왜 더 가져가느냐’고 되물으면서 실랑이를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화기 분말로 뒤덮인 버스 안./KBS

A씨는 신호 대기를 위해 버스가 멈추자 비치된 비상용 소화기를 가지고 기사에게 다가가 분사했다.

다행히 신호 대기 중이라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당시 버스 내부의 CCTV 영상을 보면 기사가 자신의 얼굴 가까이에서 소화기가 분사되자 몹시 괴로워하는 모습이 담겼다. 또 버스 뒷좌석까지 소화기 분말이 가득 들어찼다.

피해 기사는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되나, 내가 뭘 잘못했나, 잘못한 것도 없는데”라며 “귀 안쪽까지 (소화기) 분말이 들어가서 다 파내고 씻어내야 한다더라”고 말했다.

소화기 분사 후 달아나는 승객./KBS

사건 직후 달아난 A씨는 이후 지구대를 찾아 자수했다.

경찰은 불구속 입건한 A씨와 버스기사, 버스 내부 CCTV 영상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