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대준씨의 친형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한 피살 당시 자료들의 봉인을 스스로 해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씨의 친형 이래진씨는 1일 문 전 대통령을 향해 “(문 전 대통령)은 퇴임하며 모든 기록물을 꽁꽁 감추고 도망갔다”며 “진실을 밝히겠다며 유족들을 우롱한 게 아니라면 스스로 대통령기록물 봉인을 해제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래진씨는 “저희 가족들은 3년여 동안 문 전 정권이 무자비하게 뒤집어 씌운 월북 몰이로 고통 속에 살았지만 지금도 당신들은 색깔론을 거론하며 2차, 3차 가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최근 SNS에 올린 사진 등을 겨냥해 “대통령 끝났다고 라면을 먹는 사진을 날마다 올리며 조롱하시느냐”며 격한 감정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어 이래진씨는 오는 4일 민주당의 대통령기록물 공개 당론 채택과 13일 국회 의결을 언급하며 “국회에서 유족이 요청한 정보의 공개를 의결하도록 민주당 의원들에게 시켜달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도 하지 않고 문 전 대통령 스스로 봉인 해제를 하지 않으면 도저히 용서도 용납도 안 될 것”이라며 “조만간 양산에 가서 1인 시위를 할 것이니 얼굴을 봐야겠다”고 말했다.
이래진씨는 “국군 통수권자와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의무를 저버린 문재인 전 대통령을 고발하는 것이 마땅하나, 저를 도와준 변호사의 만류로 지금까지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고발을 꾹 참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거짓과 위선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래진씨는 이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방송인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TBS 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 중징계를 요청하는 방송심의신청을 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는 “김씨의 방송 중 발언으로 고인의 명예가 훼손됐고 고인의 초등학교 3학년생 딸을 포함한 유족은 비참함과 극단적인 선택 충동을 느꼈다”며 신청 취지를 설명했다.
유족 측이 심의를 요청한 김씨의 발언은 지난 2020년 9월 사건 당시 “평상시라면 아마도 의거 월북자로 대우받았을 사람” “코로나 때문에 화장해버린 것” 등과 지난 6월 “언론에서는 ‘월북이 아닌데 월북이라고 했다’고 몰아가고 있죠”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