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 식스, 세븐, 에이트!” 지난 6일 오전 11시 20분, 서울 강남구 강남시니어플라자 지하 강당에서 열린 라인댄스 초급반 수업. 흥겨운 팝 음악이 흘러나오자 1m 간격으로 선 70~80대 여성 20여 명이 일사불란하게 스텝을 밟았다. 코로나 유행 이후 2년 6개월여 만에 재개된 수업이라 내내 활기가 넘쳤다. 마스크 낀 얼굴 위로 땀방울이 맺히고 ‘깔깔깔’ 웃음소리가 수시로 터져 나왔다. 이 수업은 지난 4월 수강 신청을 받았는데 30명 정원에 신청자만 70명이 넘었다.
코로나 기간 운영을 중단했던 전국 곳곳 노인복지센터들이 최근 하나둘 다시 문을 열면서 2년 가까이 이른바 ‘집콕’하던 어르신들이 대거 복지센터를 찾고 있다. 지난 4월 거리 두기 해제 이후 서울 관내 노인복지센터마다 “언제 운영을 시작하느냐”는 문의가 잇따랐다. 시립성동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하반기 수강 신청 첫날이었던 지난달 7일, 오전 10시부터 노인 100여 명이 복도에 길게 줄을 서 기다리기도 했다. 강남구에 사는 신영숙(73)씨는 “코로나 때 집에만 있으니 아침에 일어나 세수도 안 하고 종일 소파에서 텔레비전만 보면서 무기력해지더라”며 “복지센터에 오려고 화장도 하고 머리 손질도 하니 삶에 활력이 생겼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기쁨도 잠시, 새로운 코로나 확진자가 11일 3만7360명으로 1주일 새 2배가 되는 등 재확산세가 나타나 어르신들의 걱정도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 상황이 악화돼 복지센터가 또 문을 닫게 되면, 모처럼 되찾은 삶의 활력소를 다시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것이다. 강남구에서 사는 한연희(75)씨는 “복지센터 수업을 재개한다는 소식을 듣고 두 손을 번쩍 들고 만세를 불렀는데, 이전으로 돌아간다고 하면 눈앞이 캄캄하다”며 “복지센터에 오기 위해 4차 백신이라도 맞아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했다.
노인복지센터와 관할 구청에서는 상황을 주시하며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강남구청은 관할 노인복지센터 6곳에 코로나 의심 환자 대기실을 마련하고, 확진자가 나올 경우 보건소와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복지관 운영이 중단될 경우를 대비해 대면으로 진행 중인 프로그램을 언제든 비대면으로 전환할 수 있게 조치해 놓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