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테 세종 입주예정자가 현장 점검 당시 찍은 영상. 지하 창고 바닥에 물이 고여 있다. /입주예정자협의회 제공

2020년 분양 당시 평균 38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얻었던 세종시의 한 공동주택이 입주 예정일을 약 2주 남기고 시공사와 입주예정자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라포르테 세종’ 입주예정자협의회 관계자 A씨는 13일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분양 당시 모델하우스에 소개된 지하 창고는 개인 주거 공간으로, 홈씨어터 사용도 가능한 곳이었다”며 “하지만 사전 점검 현장에 가보니 내벽을 타고 흐른 물이 첨벙첨벙했다”고 말했다. 이어 “창고로도 사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벽체 붕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모델하우스의 지하 창고 모습(왼쪽)과 흙탕물이 들어간 지하층 공용부 전기단자함 사진. /‘라포르테 세종’ 입주예정자협의회 제공

A씨가 제공한 동영상에는 입주예정자들이 바닥을 발로 쓸자 바닥에 고인 물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장면이 담겼다. 또 흙탕물이 묻은 바닥 사진도 있었다. 심지어 지하층 공용부 전기단자함에도 흙탕물이 들어있었다.

A씨는 “감전사고 위험이 있는 곳에 입주해 안전사고가 생기면 책임은 누가 지겠느냐”며 “예정일에 입주하지 못해 생기는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안전한 집에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8억원 안팎의 분양가에 비해 타일, 새시 등의 시공 품질이 낮다”고 했다. ‘테라스 특화 주택’이라고 광고했지만 사전 점검 당시 테라스 내 타일이 깨져있었고, 새시에서는 오염과 파손된 부분이 관찰됐다는 것이다.

사전점검 시 설치된 새시의 모습. /'라포르테 세종' 입주자예정자협의회 제공

시공사 ㈜건영 측은 누수가 아닌 결로라는 입장이다. 또 입주민들에게 부실시공 관련된 문제들은 무조건 입주 후 2년간 보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예비입주자들은 “신뢰를 잃었다”며 세종시청이 준공승인을 미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종시 관계자는 “15일 입주예정자, 외부 전문가와 함께 누수 여부를 확인하는 현장 검증을 할 예정”이라며 “입주자들이 주장하는 누수가 발견되면 주택법에 따라 준공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중대한 하자가 발견되지 않는 등 요건을 갖췄다면 준공할 수밖에 없다”며 “우선 검증 결과를 봐야 한다”고 했다.

라포르테 세종은 지하 1층~지상 최고 3층의 블록형 단독주택으로 총 127가구 규모다. 2020년 분양 당시 평균 청약경쟁률 38.85대 1을 기록하며 전 세대 청약을 마감했다. 단독형 84㎡A 타입은 73세대 모집에 3009건이 몰리며 41.2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