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한 시민이 개인용 컵을 이용해 커피를 마시고 있다.(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스1

카페에 텀블러나 개인 컵을 지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환경 보호를 위해 텀블러 사용이 장려되고 있지만, 일부 손님들이 세척하지 않은 텀블러를 들고 카페를 찾아 관련 종사자들이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전문가는 여름철 세균 번식 우려가 있다며 세척하지 않은 텀블러 사용에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텀블러 이용시 음료값을 할인해주는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 중이라는 작성자가 쓴 ‘카페에 텀블러 가져올 때 왜 안 씻으세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텀블러를 가져오는 대부분의 손님이 전에 있던 내용물을 안 버리고 씻지 않은 채 가져 온다”며 “오늘도 어떤 손님이 안에 헹구고 커피를 담아달라 해서 열어봤더니 얼마나 오래됐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부패한 정체불명의 액체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작성자가 헹군 후 음료를 담아 건네자 손님은 “안에 요거트 있었는데 잘 닦은 거 맞느냐”고 재차 확인했다고 한다. 작성자는 “그럼 집에서 닦고 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텀블러 가져올 때 제발 좀 씻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온라인상에선 “오피스상권 스타벅스에서 3년 일했는데 텀블러 안 씻어 오는 사람 생각보다 많다” “세척 비용 1000원이라고 써두면 아무도 안 그럴 것” 등의 반응이 나왔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서도 “먹던 커피가 조금 남아서 죄송하다고 하시는 분들은 괜찮지만 세척을 당연하게 요구하는 분들이 민폐” “커피 좀 묻은 건 괜찮지만 요거트나 주스, 우유 같은 게 묻어 있으면 난감하다” 등의 경험담이 잇따랐다.

혹시 모를 식중독이나 세균번식 등에 대한 우려를 하는 자영업자 회원들도 다수 있었다. 손님의 텀블러에 음료를 담아 판매한 뒤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 소재를 따지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는 “텀블러에 무엇을 담았느냐, 얼마나 오래 담았느냐, 보관 환경은 어땠는가에 따라 세균 번식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요즘 같은 여름철엔 주스나 우유 등 세균번식이 쉬운 음료 뿐 아니라 장시간 방치한 맹물에서도 세균번식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깨끗하지 않은 텀블러를 사용했다가 식중독 등 건강상 문제가 생겼을 때 카페 주인들이 억울한 피해를 볼 수 있다”며 “텀블러는 항상 세척한 상태로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