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오른쪽)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19일 오후 서울 노들섬 헬기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장관과 윤 후보자는 이날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파업 현장에 방문한다./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19일 오후 서울 노들섬 헬기장에서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파업 현장으로 이동할 헬기에 탑승하고 있다./연합뉴스

19일 오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홍기현 경찰청 경비국장이 헬기를 타고 경남 거제로 떠났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가 점거하고 있는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행안장관과 경찰 최고위층 등이 동시에 거제로 가면서 공권력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윤 후보자는 이날 오후 12시 7분쯤 이 장관 등과 함께 서울 노들섬 헬기장에서 헬기를 타고 출발했다. 약 1시간 40분 뒤 거제 현장에 도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장에서는 거제경찰서장이 직접 이 장관과 윤 후보자에게 하청지회의 조선소 독 점거 상황 등에 대해 보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하청지회 조합원 7명이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독(dock·배를 만드는 작업장)을 불법 점거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 노조원 7명은 지난달 2일부터 경남 거제 옥포 조선소의 제1독(dock·배를 만드는 작업장)을 무단 점거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청지회 부지회장 유모(40)씨는 약 1㎥ 크기의 철제 구조물에 스스로를 결박한 상태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 앞을 노조원 110명이 돌아가면서 지키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점거 장기화로 건조 작업이 중단되면서 대규모 공적 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의 피해 규모가 조 단위로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대우조선해양에 약 10조원의 공적 자금이 투입돼 있다”며 “이번 점거로 인해 6월 한 달만 28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7월 들어서는 매일 하루 320억원씩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원들이 점거하고 있는 작업장에 있는 배 4대가 진수를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과 윤 후보자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불법 파업 현장에 대한 공권력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앞서 경찰은 하청지회 지회장과 부지회장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22일까지 출석하라는 4차 출석 요구서를 보낸 상태다.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수사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오전 “산업현장에 있어서 또 노사관계에 있어서 불법은 방치되거나 용인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면서 ‘대우조선과 관련해 공권력 투입까지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국민이나 정부나 다 많이 기다릴만큼 기다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정부는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법과 원칙에 따라 불법에 엄정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공권력 투입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섣불리 공권력을 투입했다간 무거운 철제물이 많은 현장 특성상 자칫하면 인명사고가 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찰은 전날 현장 위험성 사전 점검을 위해 안전대책 회의를 실시하고 현장점검을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점거 장소에 대해 정밀 안전진단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