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한밤 중 하늘에 떠 있는 불빛 때문에 주민들이 밤잠을 설쳤다. 불빛의 정체는 넷플릭스 영화 촬영을 위한 조명이었다.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아파트에서 비친 거대한 불빛. 불빛의 정체는 넷플릭스 영화 촬영을 위한 조명이었다. /MBN

22일 MBN 보도에 따르면 12일 밤 서울 하월곡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는 넷플릭스 영화제작사의 촬영용 조명 크레인이 등장했다. 해당 크레인은 밤새 눈부신 불빛을 내뿜었다.

아파트 단지의 한 입주민은 “집 안이 대낮같이 환했다”며 “그래서 베란다 쪽으로 가보니 바로 눈높이에 이만한 불빛이 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다른 주민은 “사전에 양해를 구했다면 촬영하는구나 생각했을 텐데 그런 것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입주민들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 채팅방에도 “결국 불편해 블라인드 치고 잤다”며 불만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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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장소는 정부가 운영하는 한 연구단지였다. 입주민들이 경찰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연구단지 측이 촬영을 허가해 준 상황이라, 경찰도 막지 못했다. 연구단지 측에서는 조명 크레인까지 동원될 줄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촬영지 관계자는 “막상 촬영하려고 하니까 크레인 등 장비가 왔다”고 했다.

이러한 논란에 넷플릭스 측은 “주택가에 피해가 갈 것이라 미처 생각지 않아 협조를 구하지 못했다”며 “추가 촬영은 없지만, 사안이 반복되지 않도록 신경 쓰겠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