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후 가수 싸이의 '흠뻑쇼'를 관람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공연이 진행된 강릉종합경기장 주차장에서 입장 시간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뉴시스

강릉시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8월 들어 눈에 띄게 늘며 3일 강원도 내 최다를 기록했다. 이같은 급증세는 공교롭게도 가수 싸이의 ‘흠뻑쇼’가 진행된 직후여서 공연과의 상관관계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으나, 당국은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4일 강릉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전날 일일 신규 확진자는 908명으로 집계됐다. 인구가 더 많은 원주나 춘천이 각각 824명과 676명을 기록한 것보다 많은 숫자다.

강릉의 확진자 급증세는 8월 들어 가파른 모습이다. 지난달 31일 225명이 나온 뒤 이달 1일 544명, 2일 788명이 확진됐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7월 30일 강릉종합경기장에서 있었던 가수 싸이의 대규모 콘서트 ‘흠뻑쇼’가 계기가 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등장했다.

전국투어 공연인 ‘흠뻑쇼’는 관객에게 물을 뿌리는 진행 방식 탓에 시작 전부터 코로나 감염에 대한 우려를 낳은 바 있다. 마스크가 물에 젖으면 바이러스 차단력이 낮아지고 세균 번식 위험까지 있는데다, 수만 명의 대규모 인원이 가깝게 모이기 때문이다. 강릉 공연 역시 2만5000여장의 입장권이 모두 매진됐다.

지난달 30일 싸이의 '흠뻑쇼' 공연장 안이 관객들로 가득 차 있다. /뉴스1

다만 강릉시 보건당국은 ‘흠뻑쇼’와 확진자 폭증 간의 상관관계를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확진자가 젊은 층에 몰리지 않고 전 연령대에서 골고루 증가하고 있으며, 현 지침상 역학조사를 따로 하지 않아 동선 파악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향후 조사 계획에 대해서도, 역학조사는 변이바이러스만 할 수 있는데 검사에 2주일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흠뻑쇼’ 관객에 대한 확진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했다.

대신 코로나 검사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져 확진 여부 판별이 용이해진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봤다. 그동안 병원 신속항원검사는 증상이 있는 경우만 가능했고 무증상이면 자부담 5만원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지난 2일부터 무증상이어도 병원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되자 사람들이 몰렸다는 설명이다.

앞서 강릉시는 지난달 29일 ‘흠뻑쇼’ 등 대형 공연에 대비한 방역 대책 회의를 열어, 공연 중 마스크를 벗는 관객을 퇴장 조치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었다. 주최 측 역시 방수 마스크 1장을 포함한 마스크 4장을 개인별로 지급했고 공연장 경호 및 안전요원 800여명을 투입해 관객의 마스크 착용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 ‘흠뻑쇼’를 관람했다가 코로나에 확진됐다는 후기가 다수 올라와 눈길을 끌자 방역당국은 조사에 나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해당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세부 사항을 조사 중”이라며 “현재 어떤 행위가 위험요인이 될지에 대해서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