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2시 이천 관고동의 병원 화재 현장, 사상자들의 탈출 통로가 된 창문의 모습./김민소 기자

지난 5일 5명이 숨진 경기 이천시 관고동 학산빌딩 화재와 관련 최초 신고자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경기남부경찰청은 건물 3층 스크린 골프장에서 철거 작업을 하고 있던 근로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불꽃 작업은 하지 않았다”며 “불이 처음 발생한 스크린골프장 1호실에서는 그날 작업을 하지 않았다, 천장에서 불꽃과 연기가 쏟아지는 걸 보고 불을 꺼 보려고 하다가 여의치 않아 119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최초 신고자인 A씨 등은 전날 오전 10시 10분께 철거작업을 위해 학산빌딩 3층 스크린골프장 내부에 있다가 불을 처음 발견하고 119에 최초 신고했다. 당시 이들은 폐업한 스크린골프장 내에서 시설 철거를 위해 내부 바닥과 벽면 등을 뜯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은 다만 이날 작업에 절단기나 토치 등 불꽃이 발생하는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당일 진화 작업 완료 직후 진행된 경찰 등의 1차 합동 감식 과정에서도 화재 현장에서 화기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누전 등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철거 당시 작업자들의 과실이 있었는지 등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다수 인명피해가 발생한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4일 경기 이천시의 4층짜리 건물에서 불이 나 이 건물 4층에 입주해 있던 신장 투석 전문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환자 4명과 간호사 1명이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숨졌다. 또 병원 환자 등 44명이 연기에 질식하는 등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화재 자체는 이 건물 3층 스크린골프장에서 시작돼 다른 층으로 번지지 않고 1시간여 만에 진압됐다. 하지만 스크린골프장 바로 위층 병원에 당시 투석 중이던 환자가 많아 인명 피해가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