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수도권 일대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오는 11일부터 북한에도 많은 비가 내릴 거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북한으로부터 떠내려온 유실 지뢰로 인한 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며칠째 임진강 상류 황강댐의 물을 남측으로 방류하고 있다. 북한군이 접경 지역에 깔아놓은 대인지뢰(사람의 압력이 가해지면 터지도록 설계된 폭발물)는 강물이 불어날 때마다 수시로 떠내려왔다. 북한이 황강댐 수문을 개방했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많은 지뢰가 떠내려왔을 가능성이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나 전방 지역에서 유실된 지뢰가 한강하구 강변 순찰로나 선착장 등으로 유입되는 상황을 방지하고자 수시로 탐색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인천 강화도와 경기 김포·고양 등 한강 하구 일대에서는 북한에서 떠내려오는 유실 지뢰로 인한 사고가 종종 발생했다. 지난해 6월, 경기 고양시 한강하구 장항습지에서 지뢰 폭발로 50대 남성이 다리를 크게 다쳤다. 2020년 7월에는 고양시 김포대교 인근 한강 변에서 북한군 대인지뢰 폭발로 70대 남성 낚시객이 부상했다. 2010년 7월에는 경기 연천군 임진강 지류 사미천에서 불법 낚시를 하던 50대 남성이 목함지뢰 2발을 주워 가지고 나오다 이 중 1발이 터져 현장에서 즉사했다.
특히 지뢰의 한 종류인 ‘목함지뢰’는 나무로 만들어져 지뢰 탐지에 주로 이용되는 금속탐지기에 잘 발견되지 않는다. 또 물에 쉽게 뜨는 탓에 하천이 범람하면 물살을 타고 장거리를 이동한다. 목함지뢰는 가로 20cm·세로 9cm·높이 4.5cm 크기로, 상자 안에 약 200g의 폭약과 기폭장치가 들어 있다. 상자를 무리해서 열거나 10kg 이상의 무게를 가하는 등 압력을 주면 폭발한다. 살상 반경은 2m 이내로 알려져 있다. 목함지뢰는 일반인에겐 자칫 평범한 나무 상자로 보일 수 있어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