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차량 내부 블랙박스 화면./JTBC

수도권을 중심으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8일, 한강 다리 위에서 극단 선택을 시도했던 한 여성이 극적으로 구출됐다. 이 여성을 구한 건 때마침 옆 도로를 달리고 있던 버스 운전기사였다.

11일 JTBC에 따르면 이 여성은 지난 8일 오전 10시쯤 양화대교 중간지점에서 난간 위로 올라섰다. 많은 차들이 지나갔지만 모두 여성을 보지 못하고 지나쳤다.

이 여성의 모습을 발견한 건 당시 6716번 버스를 운전하고 있던 곽정규씨였다. 그는 이 상황을 보고 위험한 상황임을 직감했다고 한다. 곽씨는 버스를 멈춰 세운 뒤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는 도로와 인도 경계에 있는 낮은 높이의 난간을 뛰어넘어 달려가 여성을 끌어내렸다.

곽씨는 “위험하니까 경적을 두 번 눌렀는데, 이쯤에서 한 발 더 올라가시는 모습을 보고 ‘어 이거 너무 위험하다’(싶어) 바로 차를 세웠다”며 “신발과 가방을 놓고, 이 상태에서 흰색 양말을 신은 분이 난간 위에 올라간 상태에서 머리를 아래쪽으로…”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그날따라 날씨도 안 좋은데 물살도 셌다. 그런데 난간에 살짝 올라가 있는 모습이 너무 위험해 보였다”며 “무슨 생각이었는지 저도 잘 모른다. 순간 살려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곽씨가 여성을 난간 아래로 끌어내리는 동안 버스에 탑승해 있던 승객이 상황을 파악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곽씨는 경찰이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여성이 혹시라도 다시 뛰어내릴까 옷을 꽉 붙잡고 있었고, 여성의 어깨를 두드리며 그를 진정시키기도 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자 곽씨는 여성을 인계한 뒤 다시 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이 여성은 인근 지구대로 이동한 뒤 가족에게 인계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