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가 가득 담긴 손수레를 끌던 할머니를 도운 시민들의 사연이 전해졌다.
24일 SBS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6시40분쯤 서울 강서구의 6차선 도로 한가운데에서 수레를 끌던 할머니가 멈춰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주변을 지나던 차량 블랙박스 화면을 보면, 수레에 한가득 쌓여있던 폐지가 도로 위로 우르르 쏟아졌다.
마침 보행자 신호로 바뀌어 차량들이 멈춰서면서 잠시 위험한 순간은 피할 수 있었다. 할머니는 쓰러진 폐지를 수레위로 올려 고정시키려 했으나, 혼자 수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시민들은 출근·등굣길에 바쁜 걸음을 재촉하며 할머니를 지나쳐갔다.
할머니는 보행신호가 끝난 뒤에도 같은 자리에서 폐지를 주워 담고 있었다. 그 때 횡단보도 앞에 멈춰 섰던 차량이 안전지대로 이동했다. 이내 두 시민이 차에서 내렸고, 이들은 할머니를 도와 폐지를 함께 정리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시민들이 할머니를 돕는 동안 옆으로는 버스와 트럭 등 차량들이 지나갔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이들은 도로에 떨어진 폐박스들을 모두 주워 올려 수레에 쌓은 뒤, 다시 쓰러지지 않도록 안전하게 끈으로 고정하고 자리를 떴다.
주저 없이 할머니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넨 이들은 알고 보니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 경찰관이었다. 김원태 서장과 김현수 경사가 카풀 출근길에 할머니를 발견한 것이었다.
김 경사는 “출근길 교통량이 많아지기 시작하는 시간대였다”며 “할머니 혼자 그대로 수습하신다고 하면 시간이 오래 걸려서 교통 소통에도 분명 방해가 됐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차들이 옆에서 비켜간다고 해도 위험하지 않나”라며 “마침 보행자 신호가 끝나서 차량들이 주행을 시작하려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는 “할머니가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하시는 거 보고 ‘혼자서 수습하는 게 좀 어렵다’, ‘도와드려야 되지 않나’ 생각할 때쯤 옆에 타고 계시던 서장님이 ‘이건 우리가 도와드려야겠다’(고 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특별한 게 아니라 경찰관 중 누구라도 그런 상황이었으면 주저 없이 도움을 드렸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