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슈퍼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오는 6일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상 태세에 돌입한 제주 바다에서는 벌써 매서운 기세의 파도가 포착되고 있다.
제주도는 2일 오전 8시부터 힌남노 북상에 따른 비상 1단계 근무에 돌입한 상태다. 앞서 각각 2003년과 2007년 제주를 할퀸 태풍 ‘매미’와 ‘나리’ 등에 버금가는 강력한 태풍이 올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도로·주택 침수 피해가 없도록 배수 관련 사항을 점검하고 취약시설에 대한 안전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제주 해상에는 이미 힌남노가 몰고온 바람으로 거친 파도가 일고 있다. 언론 카메라에는 서귀포 앞바다가 거대한 파도로 일렁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연안 사고 위험예보를 전날부터 오는 12일까지 ‘주의보’ 단계로 격상한 상태다.
이날 제주에는 많은 양의 비도 내렸다. 힌남노 영향으로 유입된 고온의 수증기가 차고 건조한 공기와 만나 생긴 비구름대 때문이다. 서귀포시 성산읍에는 오후 4시까지 비가 120mm 내렸다.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던 제주 산지·동부·남부는 기상특보가 호우경보로 격상됐다. 제주 서부와 북부에는 호우주의보가 유지되고 있다.
기상청은 오후 5시 발표한 예보에서 4일까지 예상 강수량을 제주 100~250mm(많은 곳 350mm 이상), 전남남해안·경남해안·서해5도(4일) 50~150mm, 경북남부·경남내륙과 수도권·전남(3일부터) 20~80mm, 강원영동·경북북부와 강원영서·충청·전북·울릉도·독도(3일부터) 10~60mm로 전망했다.
태풍 영향권에 든 일본 상황도 마찬가지다. 오키나와는 이미 지난달 31일부터 시속 92㎞의 강풍이 불어 닥쳤고, 강한 비바람에 나무가 부러지고 지붕 일부가 파손되는 등 피해도 속출했다. 이날 역시 오키나와 앞바다에 몰아친 거센 파도와, 시야를 가릴 정도의 비바람 등 현지 모습이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됐다.
힌남노는 2일 오전 9시 기준 중심기압 935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49m의 매우 강한 상태로 이동 중이다. 타이완 타이베이 남동쪽 560㎞ 해상에서 시속 2㎞ 속도로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 오는 6일 새벽 ‘매우 강’ 강도를 유지한 채 제주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힌남노는 서태평양의 경쟁자인 열대저압부를 먹어치우며 덩치를 더 키운 상태다. 문일주 제주대 태풍연구소장은 전날 YTN ‘뉴스라이더’에서 “힌남노가 자기 몸집보다도 더 큰 거대한 열대 기압부를 집어삼켜 먹었다. 그래서 세력이 엄청나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럼 지금보다 강풍 반경이 1.5배 정도 더 커지고 비를 뿌릴 수 있는 수증기 양도 크게 증가한다. 거의 핵탄두급 수증기를 탑재한 엄청난 태풍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