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이 당시 상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YTN 보도화면

경북 포항 아파트 주차장 침수 사고와 관련 당시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이동하라’고 안내 방송을 했던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마녀사냥식 여론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해당 아파트 주민 9명은 지난 6일 태풍 ‘힌남노’로 인한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차를 옮기러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실종됐다. 이중 2명이 생존했고 7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소장 A씨는 사고 후 기자들과 만나 “그때(방송할 때)는 괜찮았다. 지하주차장이 배수펌프도 잘 돼 있고 모래사장도 잘 돼 있고 하기에, 지하주차장이 침수될 위험이 없기 때문에 제가 방송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지금 방송이 나가기는 관리소장이 차를 빼라고 해서 여기 사람들이 물에 잠겼다. 물이 범람해서 넘어 들어오는 천재지변인데 내가 방송을 해서 사람들이 물에 잠겼다. 이렇게 돼 있는 것”이라며 “내가 바보인가? 물 들어오는데 차 빼라고 방송하게. 그때는 정상적으로 배수펌프하고 다 작동을 하고 물이 안 들어왔다”고 했다. 이어 “그럴 생각은 못 했다. 물이 차서 넘어올 줄은. 주민들이 내가 방송하면 바로 내려오나?”라며 “아니잖나. 한 10분에서 20분 걸리잖나. 그 사이에 물이 찼다”고 했다.

단순히 빗물이 유입되는 상황이라 판단해 안내방송을 했는데, 인근 하천이 넘쳐서 급격히 물이 쏟아져들어올 것이란 생각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에 대해, 기록적 폭우로 하천이 범람해 갑자기 많은 양의 물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유입된 것이 원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당시 CCTV를 보면, 해당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완전히 침수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약 8분이었다.

경북소방본부는 7일 오전 7시 3분부로 포항 지하주차장 내 1차 수색을 종료했다. 1차 수색 결과 발견된 실종자는 총 9명이다. 생존자는 남성 전모(39)씨와 여성 김모(52)씨 등 2명이다. 이들은 지하주차장 내 에어포켓 등 호흡이 가능한 공간을 확보한 결과 14~15시간 이상 버틸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7명은 65세 여성 권모씨, 71세 남성 남모씨, 50대 여성 허모씨, 50대 남성 홍모씨, 20대 남성 서모씨, 10대 남성 김모군, 70대 남성 안모씨다.

이들은 지난 6일 오전 6시 30분쯤 “(태풍이 오고 있으니)지하주차장 내 차를 이동하라”는 아파트 안내 방송을 듣고 집을 나선 뒤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