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가 경북 포항을 강타하면서 여러 가구에서 단전·단수가 발생한 가운데, 시민들 사이에서 나눔이 이어졌다.
포항 남구 오천읍의 한 헬스장은 7일 단수로 씻을 수 없는 이웃들을 위해 헬스장 내 샤워실을 무료 개방했다. 헬스장 측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분들께 센터 화장실, 샤워장을 무료 개방한다”며 “피해 복구가 완전히 될 때까지 오셔도 된다”고 알렸다. 헬스장 또한 태풍으로 단수를 겪었지만 이날 복구가 되면서 주변 이웃들을 위해 화장실과 샤워실을 개방하게 됐다.
이 헬스장을 운영하는 A씨는 조선닷컴에 “퇴근하시고 샤워하실 수 없는 상황이신 분들이 지금도 오시고 있다”며 “아직 단수로 물이 안 나오거나 사용할 수 없는 흙탕물이 나오는 집이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 헬스장은 물도 나오고 물을 마실 수도 있으니 그게 안되는 주변 시민들에게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도와드리고 있다”며 “별거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더 도와드릴 것이 없을까 더 고민 중”이라며 “얼른 일상이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림동에서 목재 및 도자기 작업실을 운영하는 B씨 또한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을 위해 화장실과 샤워실을 개방했다. B씨는 “원래도 화장실과 샤워실을 필요하신 분들이 쓰실 수 있도록 해왔다”며 “평소처럼 열어뒀다”고 말했다. 이어 “급하시면 그냥 오실 것 같아 샴푸와 린스, 비누 등도 준비해뒀다”고 했다.
B씨는 “작업실에 밤새 있으면서 (화장실과 샤워실을) 오픈할 생각”이라며 “어제부터 지금까지 이웃들이 많이 오고 계신다. 태풍으로 집이 없어져 텐트에서 지내는 분도 오셨고 아직도 단수 상태인 집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생필품 나눔이 이어졌다. 특히 포항지역 맘카페에서는 “생수 필요하신 분 나눠드려요”, “미용실입니다. 무료로 머리 감겨드려요”, “이동해야 하는데 차량 없으신 분들 태워드립니다”, “이유식 등 아기 용품 필요하신 분들 연락주세요”, “휴대폰 데이터 나눠드립니다” 등 피해 시민들을 돕는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에 해당 맘카페 네티즌들은 “방금 도움받았다. 정말 감사하다” “우리 지역 피해 큰데 너무 감사하다” “마음 써주셔서 감사하다. 큰 위로가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포항시는 민·관·군이 함께 힌남노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힌남노로 강풍과 폭우가 몰아친 포항에서 가장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포항에서는 사망자 9명과 실종자 1명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