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추석 연휴가 끝난 첫 평일인 13일 출근길에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로 서울 지하철 2호선 운행이 2시간 넘게 지연되는 등 출근길 혼잡이 빚어졌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추석 연휴 마치고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죄송하지만, 기재부와 정치인들에게 장애인 권리 예산을 보장하라고 요청하기 위해서 지하철을 탄다”고 했다. 앞서 전장연은 지난 5일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이려 했지만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며 연휴 뒤로 미룬 바 있다.
이날 휠체어에 탄 장애인 30여 명을 포함한 전장연 회원 70여명은 오전 7시 54분쯤 삼각지역에서 4호선을 타고 서울역 방면으로 이동하며 탑승 시위를 시작했다. 이들은 이날 두 팀으로 나뉘어 각각 2호선과 5호선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한 팀은 4호선 삼각지역에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으로 이동해 5호선으로 환승, 여의도역으로 이동했다. 이후 여의도역에서 9호선으로 환승해 국회의사당역에서 해산했다. 다른 팀은 4호선 삼각지역에서 사당역으로 이동해 2호선으로 환승,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으로 이동했다.
이날 시위로 지하철이 크게 지연되며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다. 전장연은 역마다 내려 옆문으로 다시 탑승하거나 출입문에서 발언하는 식으로 열차 운행을 지연시켰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호선 내선(시계 방향) 운행이 2시간 5분, 4호선 상·하행선은 각각 45분, 24분 지연됐다. 5호선 상행선도 12분 늦어졌다.
극심한 정체로 일부 시민들은 불만을 표했다. 한 시민은 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장애인 1명당 경비행기나 우주선이라도 1대씩 보급하면 그만 둘 것이냐”며 반발했다. 열차 안에서는 “지하철 타는 사람들 다 직장에 가는 사람들인데, 왜 지하철을 막느냐” “언제까지 이럴 거냐. 적당히 좀 해라” 등 고성과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