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밤 방송된 MBC 'PD수첩'에서 국민대학교 내부 관계자 증언 화면 수정 전후. 수정된 방송분에선 화면 상단에 '재연' 자막이 고지돼 있다. /MBC

MBC가 최근 방송한 ‘PD수첩-논문저자 김건희’ 편에서, 김건희 여사 외에 ‘김 여사의 국민대 대학원 시절 대학원 관계자’ 여러명을 대역으로 출연시키면서도 시청자에게 그 같은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온라인판에서 ‘재연’이란 표시를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11일 TV를 통해 방영됐던 방송분에서, 당시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내부 관계자 다수가 한 자리에 모여 증언하는 것처럼 보이는 영상을 내보냈다. 영상에는 5명이 “김명신(김 여사 개명 전 이름)이 박사 한번에 땄다고 하니 비웃죠. 모여서 ‘말이 돼!‘이러면서”라는 목소리와 자막이 흘러나왔다. 자막 위에는 ‘당시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내부 관계자’라고 적혔다.

더욱이 5명이 모두 한 방향을 바라보고 앉은 구도여서, 전원이 인터뷰 대상자이면서 해당 증언에 의견을 모은 것처럼 보였다. 우측 상단엔 조그맣게 ‘음성 대독’이란 표시만 돼 있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후 MBC가 유튜브에 다시 업로드한 영상 화면에는 ‘음성대독’ 아래 ‘재연’ 표시가 추가됐다.

앞서 MBC는 바로 이 방송에서 김건희 여사와 외모가 비슷한 대역을 등장시키면서도 시청자들에게 고지를 하지 않아 방송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 12일 사과했지만, 당시에도 대학원 관계자도 대역을 쓰고 고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MBC는 12일 “PD수첩 ‘논문저자 김건희’ 편의 프롤로그 등 일부 장면에서 재연 표기 없이 김 여사의 이미지가 재연된 화면이 방영됐다”며 “부적절한 화면 처리로 시청자 여러분께 혼란을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했다.

국민대 측은 14일 조선닷컴에 “해당 방송분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정확한 내용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MBC 측은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건희 여사의 논문 의혹은 해당 대학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MBC PD수첩은 14년전 국민을 바보로 만들었던 광우병 보도 행태를 또다시 재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