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카카오 데이터센터 입주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판교캠퍼스에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진압이 됐지만 다음, 카카오톡, 카카오택시 등 일부서비스에 장애가 빚어지고 있다. 사진은 PC용 카카오톡의 오류 안내문. /뉴스1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먹통’이 됐던 카카오 서비스 일부가 10시간 만에 복구됐다. 그러나 16일 오전 6시 현재 카카오톡 메시지 수발신을 제외한 다른 기능들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카카오의 재난 대응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는 전날 오후 3시 19분쯤 전기실에서 발생했다. 3시 22분 서비스 전원이 차단됐으며 카카오톡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는 3시 30분쯤부터 먹통이 됐다. 현재 다음 뉴스 일부 서비스와 카카오톡 수발신 기능이 복구됐다. 그러나 PC카카오톡은 접속 오류가 이어지고 있고, 카카오T, 카카오맵, 카카오페이지, 멜론 등 카카오톡 계정과 연계된 카카오 서비스 일부도 여전히 원활한 접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당 데이터센터에는 카카오, 네이버,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이 입주해 있다. 이로 인해 네이버도 여러 서비스에서 조금씩 장애가 발생했다. 네이버는 15일 오후 “검색, 뉴스, 카페, 블로그, 오픈톡, 스마트스토어센터 등의 서비스 일부 영역에서 이용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메신저나 네이버페이, 네이버지도 등 사용자들이 직접적으로 불편을 느낄만한 서비스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다. 라이브커머스 서비스인 ‘쇼핑라이브’나 네이버 ‘영수증 리뷰’는 장애 발생 3시간 만인 15일 오후 6시 30분쯤 복구되기도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일부 기능 제한이 있기는 했지만, 데이터센터를 이원화해 운영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했다. 네이버는 메인 서비스 서버를 춘천에 있는 자체 데이터센터에 두고 있고, 일부 서비스 서버는 판교 등에 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센터 한 곳에 불이 났다고 해서 카카오 서비스가 이렇게 오래 멈춰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더욱이 카카오톡의 서비스 오류가 잦다는 점도 카카오 측이 근본적인 대응이나 개선책을 내놓지 않았다는 비판을 불렀다. 앞서 카카오톡은 지난 4일에도 20분 가까이 장애가 발생했다.

과기부는 지난해 7월 카카오톡 메시지 서버의 사전 오류검증을 강화하고, 신속한 접속 서버 증설을 위한 예비 서버 장비의 확보 및 자체 장애 대응 지침을 개선하도록 했다.

카카오는 화재 발생 직후 이원화 조치를 적용했으나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카카오는 “모든 데이터를 국내 여러 데이터센터에 분할 백업하고 있으며 외부 상황에 따른 장애 대응을 위한 이원화 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이번 화재가 발생한 직후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즉시 이원화 조치 적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과 같이 데이터 센터 한 곳 전체가 영향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으로, 해당 조치를 적용하는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