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서울 중구 회현역 앞 한 포장마차에 붕어빵이 진열돼 있다. 전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붕어빵 팥소로 쓰는 수입산 붉은팥(40kg) 도매가격은 27만800원으로 1년 전보다 1만9300원 올랐다. 수입산 붉은팥의 평년 가격은 17만6873원이다. /뉴시스

겨울철 서민들의 대표 간식으로 여겨지던 붕어빵마저 물가 상승에 타격을 입었다. 재료 값이 해마다 급등하며 흔히 보이던 붕어빵 가게는 점차 사라져 가는데, 그나마 자리를 지킨 곳은 붕어빵 가격을 올해 1.5배에서 2배까지 올렸다. 작년 동월 대비 올해 3분기에 특히 밀가루와 식용유, 설탕과 같은 원재료가 크게 올랐는데, 길거리 음식점에서까지 인플레이션 위협이 체감된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작년까지 붕어빵 시세는 서울 기준 1000원당 3~4마리꼴이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1000원당 2마리로 가격이 인상됐다. 서울 중구 회현역 앞 한 포장마차, 용산구 삼각지역 부근 포장마차, 서대문구 신촌역 7번 출구 앞 포장마차 등 오랜 시간 붕어빵 가게를 해온 곳 모두 인상된 가격으로 붕어빵을 팔기 시작했다.

붕어빵 가게에서 하루 장사를 위해 필요한 붕어빵 반죽은 10~20kg 정도인데, 반죽에 들어가는 밀가루와 식용유, 설탕 가격이 크게 올랐다. 붕어빵 기계 대여와 반죽을 판매해온 ‘붕어빵날개’ 허진영(54)씨는 반죽 가격이 체감상 50% 정도 올랐다고 한다. 허씨는 “붕어빵은 맛도 있지만 가성비를 잃으면 장사가 안 되기 때문에 쉽게 가격을 올릴 수 없다. 올해 통팥 앙금부터 쌀가루, 슈크림 모두 가격이 인상돼 1000원당 2개도 마진이 남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올해 가격 상승률이 높은 상위 3개 품목이 밀가루(42.7%), 식용유(32.8%), 설탕(20.9%)이었다. 특히 상승률이 가장 높은 밀가루(1kg 기준)는 전년 동기 대비 평균 가격이 1476원에서 2107원으로 631원(42.7%) 올랐다.

붕어빵 가게가 드문 수도권 외 지역이 가격이 더 비싼 경향도 있다. 심지어 붕어빵 1개에 1000원인 곳도 있다고 한다. 충북 청주시 오창읍의 한 아파트 앞 붕어빵 가게에서는 올해부터 1개 1000원, 충남 논산시 연무대읍의 한 붕어빵 가게도 붕어빵 한 마리당 1000원이다.

논산 지역의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붕어빵 가게에서 재료 사다 굽는 분께는 미안하지만 이 가격이면 차라리 만들어 먹는 게 낫겠다” “막내 아들이 하굣길에 늘 들르는 붕어빵 가게인데 같은 1000원을 줘도 작년보다 붕어빵 한 개가 줄어드니 속상하다”는 등의 반응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