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참사’ 사흘 전인 지난 26일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등 유관 기관이 모인 간담회가 열렸지만 별다른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구와 경찰 등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하고도 사고 당일 질서 유지 인력을 충분히 배치하지 않는 등 안전관리에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3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핼러윈 행사를 앞둔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사무실에서 관계 기관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이태원역장,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관계자가 모였다. 경찰에서는 용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형사과장, 이태원 파출소장 등이 참석했고 구청에선 자원순환과와 보건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선 질서 유지 인력 배치 등 안전관리 대책은 논의되지 않았다. 경찰은 간담회에서 성범죄 예방 및 마약 사범 단속과 관련한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에선 상인 단체인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관계자에게 청소와 방역 대책, 테이블 등 옥외 불법 시설물 점검 협조 요청을 했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했던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현장에서 안전사고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며 “평소보다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했지만 이 같은 사고가 벌어질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핼러윈 행사는 주최가 없었기 때문에 약식 간담회를 했다. 대응 계획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