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서울 경찰청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에 현판이 부착되어 있다. /뉴시스

‘이태원 핼러윈 참사’ 부실 대응 의혹을 받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을 포함해 경찰 4명과 더불어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경찰에 피의자로 입건됐다.

7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전날 이 총경과 사고 당일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했던 류미진 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총경)을 직무유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박 용산구청장과 최 용산소방서장도 업무상 과실치사상으로 함께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류 총경은 직무유기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경력 대응, 윗선 보고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피해자를 발생시켰다는 이유다. 이 총경은 이날 오후 10시쯤 녹사평역 인근에 도착해놓고도 차량 정체를 이유로 차 안에서만 시간을 허비하다 오후 11시 5분에서야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했다.

애초에 작성됐던 정보보고 문건을 삭제하라고 회유하고 실제 삭제를 한 의혹을 받는 용산서 정보과장과 계장도 함께 입건됐다. 특수본 관계자는 “경찰 첩보 관리 시스템에 올라온 보고서 외에 해당 문건을 보관하고 있던 정보관의 PC에서 원본이 삭제된 것이 확인됐다”며 “삭제하는 과정에서 용산서 정보과장과 계장이 ‘이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하자’는 취지로 회유한 정황이 나왔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에게 더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 중이다.

경찰 외에 용산소방서장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피의자로 전환됐다. 특수본 관계자는 “사고 발생 전 접수된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 및 119신고에 대한 처리가 적절했는지 여부. 사고현장 당시 구조활동 내역. 핼러윈 데이 소방 안전 대책 문서, 당일 실제 근무 내용 등을 확보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파악한 결과 혐의가 있다고 보고 소방서장을 피의자로 입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박 용산구청장도 수사선상에 올랐다. 특수본 관계자는 “용산구청 압수수색을 통해 (핼러윈 참사 이전) 이태원 일대 인파 밀집이 예견 가능했는지, 재난책임관리기관으로서 유관기관과의 협조 요청을 제대로 했는지, 인파 밀집에 따른 사고 예방 대책을 세웠는지 등을 살펴봤다”고 밝혔다.

특수본 관계자는 “이들 외에 행정안전부나 서울시 등 각 기관에서 법령상 책무를 다했는지에 대해 법리상의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