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와 유튜브 등에서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며 큰 인기를 얻었던 1세대 인터넷방송 진행자(BJ)가 시청자에게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6단독 김재호 판사는 시청자와 업체를 속여 1억2000만원 상당의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기소된 김모(39)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4월 자신이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던 피해자에게 “주민세 1200만원을 빌려주면 6월 초에 변제하겠다”고 거짓말해 자기 계좌로 송금받은 뒤 갚지 않는 등 13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돈 9200여만원을 떼먹은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피해자에게 돈을 빌릴 당시 별다른 재산이 없었고 빚만 2억400만원에 이르렀다. 돈을 갚겠다고 약속했던 지난해 6월에도 특정 수입은 없는 형편이어서 빌린 돈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김씨는 또 한 회사와 1년의 전속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 3000만원을 받은 뒤 방송에서 회사의 상품을 소개하거나 판매 활동을 하지 않은 혐의도 받았다.
김 판사는 “김씨가 편취한 금액 합계가 1억원이 넘는 등 죄질이 좋지 않고, 범행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도록 현재까지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인터넷 방송 초창기부터 활동한 BJ로 다양한 분야의 시청자 고민을 들어주는 콘텐츠로 인기를 얻었다. 한때 1년 동안 시청자에게 받은 별풍선 수입이 수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도박 의혹과 함께 팬 등에게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방송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