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7일 마무리됐다. 매년 수능이 끝나면, 온라인에는 수능 만점자들의 명언이 재조명되고 그들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글이 쏟아진다. 이들 중 매년 꼭 언급되는 인물이 있다. 1998년도에 치러진 수능에서 만점(400점)을 받은 주인공 오승은(42)씨다. 국내 대입 역사상 최초의 만점자다. 오씨는 수능 직후 인터뷰에서 당대 최고 인기를 누리던 가수 H.O.T.를 좋아하냐는 질문에 “H.O.T가 뭐죠?”라는 명언을 남겼다.
오승은씨는 1999학년도 수능에서 대입 사상 최초로 400점 만점을 받아 전국민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사실 오씨는 수능을 보기 전인 1998년 10월 이미 학교장 추천으로 서울대에 합격한 상태였다.
오씨가 매년 회자되는 이유는 언론 인터뷰 때문이다. 오씨는 ‘만점 비결’을 묻는 질문에 “모르는 문제가 없었습니다”라며 전설적인 어록을 남겼다. 그러나 오씨도 모르는 게 하나 있었다. “H.O.T. 멤버들 중에서 누구를 제일 좋아하냐”는 질문엔 “H.O.T가 뭐죠?”라며 전혀 몰랐다는 듯이 되물었다. ‘누구죠’도 아닌 ‘뭐죠’라는 대답은 오씨가 얼마나 공부에만 전념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오씨는 이듬해 시험 대비용으로 정리한 자신의 과목별 노트를 ‘오승은의 수능노트’라는 제목으로 7권의 책을 내기도 했다. 당시 오씨는 “수익금은 유학자금으로 쓸 것”이라고 했다.
그 약속은 그대로 지켜졌다. 서울대 물리학과에 수석 입학한 오씨는 3년6개월만에 조기졸업 후, 미국 MIT로 유학을 떠나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하버드 의대로 넘어가 생물 물리학을 공부했다. 2013년에는 성장판 내 연골세포가 뼈 길이 성장을 어떻게 결정짓는지를 밝혀 내며 과학 분야 최고 권위지 네이처(Nature)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22년 현재 그의 근황은 어떨까. 오씨는 여전히 하버드 의대 ‘커쉬너 연구소’에서 ‘시스템 생물학’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