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 한 문제의 지문이 사설 모의고사와 동일하다는 이의 신청이 다수 제기됐다.
2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3학년도 수능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23번 사설 문제와 유사’ ‘23번 문제 유출 의심’ ‘23번 빨리 해명하라’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들은 “23번 지문이 국내 최대 인터넷강의 사이트 ‘1타 강사’의 사설 모의고사에 나온 지문과 100% 일치한다”며 “해당 모의고사를 푼 학생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문제였다”고 했다. 이어 “사설 모의고사를 통해 그 지문을 이미 읽어본 학생들은 시간 단축에 큰 도움을 받았다”며 “사설 모의고사와 100% 일치하는 지문을 낸 건 공정성에 위배된다”고 했다.
온라인에 올라온 해당 사설 모의고사 문제 지문과 수능 영어 23번의 지문은 마지막 한 문장을 제외하고는 동일하다. 미국의 법학자이자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인 캐스 선스타인이 2020년 출간한 ‘Too Much Information’에서 발췌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설 모의고사의 문제는 ‘문맥상 낱말의 쓰임이 적절하지 않은 것은?’이었고, 수능은 ‘다음 글의 주제로 가장 적절한 것은?’이었다. 이의를 제기한 이들은 “적절한 어휘를 찾는 문제는 글의 내용을 파악해야 풀 수 있으므로 사실상 유형도 적중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모의고사를 만든 강사의 소셜미디어에도 “지문이 똑같았다”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 강사 A씨는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듣기 난이도 어려운 것부터 구문 만만치 않은 것, 지문 스타일까지. 모의고사 풀고 가신 분들, 풀길 잘했다 싶으시지?”라고 썼다. 학생들은 “지문 그대로 나온 거 보고 소름 돋았다” “솔직히 듣기, 구문, 지문까지 과장없이 그냥 선생님의 사설 모의고사 같았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학부모들은 “사교육을 증진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EBS를 연계하는 게 사교육의 힘을 빌리지 말고 공부하라는 건데, 오히려 이번 일을 계기로 사교육을 하게 만들었다” “사설 모의고사 지문이 수능에 나온다는 게 가능한가. 평가원이 홍보해주는 것밖에 더 되는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