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민주당 성향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24일 “청담동 술자리 사건은 의혹 제기가 아니라 거짓말 중계였다.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장관을 해당 장소에서 봤다고 주장한 첼리스트 A씨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입장을 번복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내놓은 입장이다. 황씨는 그간 이 의혹과 관련해 “첼리스트의 말이 거짓이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술자리가 있었다면 탄핵을 해야 한다”고 했었다.
황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거론하며 “첼리스트가 마침내 자신이 거짓말을 했다고 경찰에 실토했다. 첼리스트가 거짓말을 했다는 말은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청담동 술자리가 있었다는 주장에는 아무 증거가 없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적었다.
황씨는 “제보자의 녹취에 등장하는 술자리 현장 묘사는 매우 구체적이어서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녹취 공개 이후에 이를 입증할 증거가 제시되지 못했다”며 “특히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첼리스트의 증언을 더 이상 들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황씨는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과 함께 이 의혹을 취재해 보도해온 친야 성향 매체 ‘더탐사’를 향해서는 “확인 불가의 제보인 것이 확실해 보였다. 이 단계에서는 좀 더 치밀한 취재가 있어야 하는데, 더탐사는 진실에 접근하려는 노력보다는 자극적인 영상을 만들어 내보는 일에 열중했다”고 비판했다.
황씨는 그러나 지난달 김의겸 의원이 국정감사 때 해당 의혹을 처음 제기했을 때는 “저는 첼리스트의 말이 거짓이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했었다. 그는 “유명인을 보게 되면 그 자세한 내용을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 욕망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라며 “첼리스트의 약간 고조된 억양에서 그 같은 욕망을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고 했다.
황씨는 해당 녹취를 두고 “룸바에서의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매우 구체적인 묘사가 첼리스트의 말에서 확인된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한동훈은 자기는 거기 없었다며 장관직을 걸었다. 윤석열은 대통령직을 걸라”고 했다. 지난 6일에는 의혹이 사실임을 전제로 ‘탄핵’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과 한동훈이 청담동 룸바에서 김앤장 변호사들과 술자리를 가졌으면 명백한 국정농단이며, 따라서 탄핵을 해야 한다”고 했었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지난 7월 19일 서울 청담동의 한 술집에 윤 대통령, 한 장관, 김앤장 변호사 30여 명과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 등이 한자리에 모여 자정 넘은 시각까지 술을 마셨다는 내용이다. 당시 이 자리에 있었다는 여성 첼리스트 A씨가 전 남자친구에게 본인이 이런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한 대화가 외부에 공개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A씨와 A씨의 전 남자친구의 대화 녹음 파일을 공개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A씨는 최근 서초경찰서에 출석해 본인이 한 말이 거짓말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