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한 지 6년된 서울 신도림역 인근 육교가 내려앉아 통행이 제한된 가운데, 한 시민이 붕괴 나흘 전 붕괴 위험을 신고했지만 별다른 조처가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영등포구와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3일) 오전 1시40분쯤 영등포구 도림동과 신도림역을 잇는 도림보도육교가 내려앉아 육교와 하부 자전거도로·산책로가 전면 통제됐다.
현장 조사 결과 육교를 지탱하던 지지대 시멘트와 철제 난간이 일부 파손됐으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육교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 입주민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붕괴 나흘 전인 지난달 31일 붕괴 조짐이 포착됐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글을 올린 네티즌 A씨는 ‘도림보도 육교 안전할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어젯밤 퇴근 길에 걸어오다 보니 갑자기 이상하게 다리 가운데가 주저앉은 느낌이 들더라”며 “예전에는 아치형의 다리였던 것 같아 예전 사진을 찾아 비교해보니 확실히 구조에 이상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A씨가 촬영한 사진 속 육교는 기존 아치로 휘어졌던 부분이 직선형에 가깝게 펴진 모습이다.
A씨는 “외형에 변형이 생겨 안전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내용을 행정안전부 ‘안전신문고’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 신고 내용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영등포구청에 지난 2일 오후 4시쯤 전달됐으나 사고 발생 당일까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도림보도육교는 도림천을 사이로 둔 도림동과 신도림역을 연결하는 폭 2.5m, 연장 104.6m의 보행교다. 철강재를 삼각형으로 엮어 만든 트러스 구조에 교각이 없는 아치 형태다. 총사업비 28억원을 들여 2015년 4월 착공해 2016년 5월 말 개통했다.
제3종 시설물로 분류돼 1년에 두 차례 정기 안전점검을 받아왔으며, 지난해 10월 28일∼12월 15일까지 진행된 점검에서는 A등급(이상 없음)을 받았다고 구는 전했다.
구 관계자는 “민원 신고 당시에는 지금처럼 심하게 기울지 않은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구는 우선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임시 지지대를 설치하고 정밀 조사를 벌여 철거나 보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