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의 <SNL 코리아 시즌 3> 코너 ‘MZ 오피스’ 한 장면./쿠팡플레이

“업무 중에는 에어팟 빼요”

“저는 노래 들으면서 일해야 능률이 올라가는 편입니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시즌3′의 코너 ‘MZ 오피스’는 사회초년생인 MZ세대와 기성세대가 직장생활에서 겪는 갈등을 풍자한 코미디다. 코너 속 MZ세대 사원들은 선배의 지적에도 귀에 무선 이어폰을 꽂고 있고, 식당에서 수저통 가까이 있음에도 수저를 놓지 않으며, 근무시간에 ‘브이로그’ 촬영을 한다. 기성 세대 직원들은 이들의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정작 사회성이 낮은 세대는 MZ가 아닌 X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코로나19 시대 MZ세대의 사회성 발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의 사회성 점수가 X세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난해 6~7월 국민 5271명에게 온라인으로 생활태도, 행동양식 등 사회성을 측정할 수 있는 질문을 했다. 연구대상은 13∼18세(후기 Z세대·2004∼2009년생) 중고생 1471명, 13∼18세 학교 밖 청소년 400명, 대부분 대학생인 전기 Z세대(1996년∼2003년생) 800명, 대부분 사회 초년생인 후기 M세대(1989년∼1995년생) 800명, 전기 M세대(1983년∼1988년생) 500명, X세대(1965년∼1982년생) 1300명이다.

연구팀은 ‘나는 다른 사람에게 사회적 활동을 함께하자고 권한다’, ‘나는 다른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미소를 짓거나 손을 흔들거나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화를 내도 같이 흥분하지 않는다’, ‘나는 학교나 직장에서 정한 일은 내가 싫더라도 지킨다’ 등의 문장을 제시하고 실천 빈도와 중요도를 물었다. 이를 통해 주장성, 협동성, 공감, 자기조절, 근면성, 준법성, 책임감, 안정성, 자율성, 리더십, 사교성, 의사소통 능력, 그리고 대인관계 등 사회성 구성 요인 13개의 정도를 조사했다.

답변 내용을 바탕으로 사회성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됐다. 평균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면서 전반적인 사회성 점수가 평균보다 높은 ‘일반패턴의 높은 사회성’ 유형, 평균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지만 전반적인 점수는 평균보다 낮은 ‘일반패턴의 낮은 사회성’ 유형, 평균과 다른 패턴을 보이는 ‘비일반패턴의 불안정한 사회적 행동’ 유형이다.

가장 긍정적인 유형인 ‘일반패턴의 높은 사회성’ 비율은 Z세대 학생 청소년에서 52%로 가장 많았고, 후기 Z세대인 대학생(49%), 전기 M세대(42%), 후기 M세대(20%)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X세대의 비율은 19%에 그쳤고, 학교 밖 청소년은 7%에 불과했다.

학교 밖 청소년과 X세대 집단의 경우 ‘비일반패턴의 불안정한 사회적 행동’ 유형이 각각 51%와 42%로 가장 많이 나타났다. 이어 ‘일반패턴의 낮은 사회성’ 유형도 43%와 39%로 세대·집단 중 상위권을 차지했다.

사회성 발달과 온라인 활동 간의 정적 상관관계는 X세대에서만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온라인 활동의 일상성, 즐거움, 공동체 의식 등이 결코 디지털 네이티브로 태어난 MZ세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사회성 문제가 주목받기도 했다. 학교 밖 청소년 집단의 경우 ‘비일반패턴의 불안정한 사회적 행동’ 유형이 51%로 X세대보다 높았다. ‘일반패턴의 높은 사회성’ 비율은 7%에 불과해 세대·집단 중 가장 낮았다.

연구팀은 “세대 간 대결 구도에 가려진 세대 내 이질성에 주목하여 사회성이 취약한 ‘세대’가 아니라 사회성이 취약한 ‘집단’에 지원을 해야 한다”며 “오프라인 공간 못지않게 온라인 공간 또한 사회성을 기르는 데 중요한 장이 됐음을 인정하고 사회성 함양에 관한 기존의 지식들을 넘어서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