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특혜 의혹 핵심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을 언급하며 “법원 출석 당시 사람들을 동원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28일 정치평론가 유재일씨 유튜브 채널 ‘유재일’에 출연해 2010년 이 대표의 성남시장 당선 직후, 공사 전신인 성남시설관리공단(공단) 기획본부장 자리에 앉은 뒤 겪었던 일들을 털어놓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선거법 위반으로 공판 받는데 직원을 데리고 오든지 사람을 동원하라더라”며 “정진상(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한테 연락이 왔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제가 팀장들 10~12명 정도 데리고 갔다가 신문에 났다. 직원 동원한 악덕 업주가 돼 언론 표적이 된 것”이라며 “그때부터 이 대표는 혼자 법원 가는 걸 굉장히 싫어했던 것 같다”며 “겁이 많다”고 덧붙였다.
유 전 본부장은 공단 내 직원들이 정치적 뒷배에 따라 서로 다른 파벌을 형성하고 있었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시장 때 들어온 사람인지에 따라 각 파벌이 있고 자기들끼리 싸운다”며 “거기에서 또 중앙집권세력이 되기 위해 암투가 벌어진다. 노조끼리도 그걸로 싸우는 조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차관리직에 있는 상근직 노동자인데 정치적 백이 세면 팀장급 직원이 그 사람에게 결제를 받는다. 누구 라인인지, 누가 백인지가 중요한 것”이라며 “그래서 인사 부서를 따로 만들어 시스템을 도입했다. 옛날에는 백만 쓰면 되는데 시스템에 의해 승진이 되니 얼마나 반발이 컸겠나”라고 했다.
이어 “그때 시청에 갔더니 김모 여성 비서관이 제게 ‘잘하고 있다’고 하더라”며 “뭘 잘하고 있냐고 물었더니, 이재명 시장에게 쏟아질 스포트라이트를 대신 받고 있지 않냐고 하더라. 욕 대신 먹고 있으니 잘하고 있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의 술자리 대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그는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두 사람과 만나 ‘이재명을 주군으로 모시자’ ‘의형제를 맺자’는 도원결의를 맺은 적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 전 본부장은 “한번은 정 전 실장이 정색하고 ‘우리, 나라를 먹자’고 하더라. 성남시장은 출발이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이재명을 대통령 만들자는 꿈을 갖고 시작한 것”이라며 “처음에는 멍했는데 한편으로 생각하니 못할 거 뭐가 있어, 한번 해보자 싶었다. 그래서 행정가 이재명이 어떤 발자취를 남겼나 하는 과정들이 우리가 해내야 할 숙제였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가 지난해 10월 구속기간 만료로 풀려났다. 이후 그는 검찰 조사와 언론 인터뷰, 유튜브 출연 등을 통해 이 대표와 측근들에 대한 폭로전을 이어오고 있다.
한편 대장동 뇌물 혐의를 받는 정 전 실장은 이날 유 전 본부장의 유튜브 출연을 자제시켜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론이나 예단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표현의 자유를 막을 수는 없고 재판부도 크게 영향받지 않는다”면서도 주의를 주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