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78)씨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공개된 이후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JMS 측이 반(反)JMS 활동가와 탈퇴 신자들을 상대로 납치‧폭행‧협박 등을 일삼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반JMS 활동가이자 JMS 피해자모임 ‘엑소더스’의 전 대표 김도형 단국대 교수는 ‘나는 신이다’ 2화에서 부친이 겪었던 피해 사실을 밝혔다.
2003년 김 교수와 김형진씨 등 엑소더스 회원들은 “JMS 여성 신도들이 정명석을 만나기 위해 홍콩으로 갈 예정”이라는 제보를 받고 홍콩으로 향했다. 이들은 홍콩 공항에 마중나와 있던 JMS 차량을 미행해 정명석이 머물고 있던 별장을 찾아냈다. 이들은 바로 다음날 홍콩 이민국 직원들을 동행해 별장을 다시 방문했고, 이때 별장 뒷산에서 모기장을 친 채 신도들과 함께 있던 정명석을 발견했다.
당시 김 교수 일행은 정명석의 체포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했다. 영상을 보면 초록색, 파란색 줄무늬의 모기장 안에는 정명석과 수영복 차림의 여성신도 두 명이 함께 있었다. 김 교수는 모기장을 들추며 “나와 이XX야”라고 했다. 그러자 정명석은 “뭘 나온다고?”라며 카메라를 쳐다봤다. 이어 “뭘 찍냐”면서 카메라를 잡아채려 손을 뻗기도 했다.
정명석은 이때 구속됐다가 10만 달러(약 1억3000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이후 중국으로 밀항했다. 이후 JMS에서 ‘여우사냥’(홍콩 체포조에 대한 공격)이 시작됐다고 한다. 정명석은 설교를 통해 신도들에게 “논에 가라지가 많으면 농사가 안 된다. 뽑아버려야 한다”, “주님을 보좌‧보존하기 위해 필요시 김도형을 제거한다” 등의 말을 했다.
김 교수는 “부모님께도 ‘밤늦게 돌아다니지 마시고 이놈들이 미친놈들이니까 당분간 집에 안 들어가겠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김 교수의 아버지가 JMS 측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김 교수는 당시 운전 중이던 아버지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 ‘어디시냐’는 물음에 ‘이제 거의 집에 다 왔다’던 아버지는 갑자기 “왜 이래” “너희들 도대체 왜 이래”라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김 교수가 “여보세요? 아버지?”라고 말했으나 부친은 답하지 않았다. 김 교수가 전화를 끊고 다시 걸었지만 부친은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이 사건으로 김 교수의 아버지 김민석씨는 왼쪽 얼굴뼈가 함몰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김씨는 “쇠막대기로 얼굴을 막 찔렀다”며 “입이 안 돌아가고 눈이 안 감긴다”고 밝혔다. 김씨는 “차를 몰고 가던 중 괴한들이 앞을 막아 세웠다. 그리곤 야구배트 등을 들고 차를 부쉈다”며 “열린 창문을 통해 (둔기를) 찌르는 식으로 공격해 주로 얼굴, 가슴에 부상을 입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당시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간) 형이 아버지 얼굴을 감쌌더니 물컹하더란다. 수건(붕대)을 들어 봤더니 얼굴 자체에 야구공만한 구멍이 나 있었다고 한다. 저도 (나중에) 봤다”고 했다. 그는 “왼쪽 얼굴을 지나는 모든 핏줄이 다 끊어졌다고 하더라”라며 “그때 아버지가 ‘내가 안 당했으면 내 아들이 이렇게 당했을 것 아니냐. 차라리 그런 점에서 기분이 좋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김 교수는 “현직 검사도 신도니까 사람 뒷조사 정도는 일도 아니었다”며 “경찰이 압수한 테러범의 수첩을 보면 저희 가족들의 주소, 주민등록번호, 차량번호가 다 기재돼 있었다. 심지어 부모님 집에 도청장치도 설치돼 있었다”고 했다.
김 교수는 그 사건 이후 한동안 ‘내가 왜 정명석에 맞서 싸웠나’ 후회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그럴 수 없는 것 아닌가”라며 “조직폭력배들도 가족 소중한 건 알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