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투약 혐의로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씨가 27일 경찰에 출석하면서 그의 변호인단도 주목받고 있다.
유씨는 수사 단계에서 법률사무소 인피니티를 선임해 대응하고 있다. 지난 23일 소환 조사 일정 연기를 요구했다는 공식 입장문에 이름을 올린 인피니티 소속 변호사는 박성진, 차상우, 안효정 변호사다.
박성진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24기)는 27년간 검사로 재직하며 부장검사, 차장검사, 검사장을 거쳐 고검장까지 지냈다. 지난해 4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관 완전 박탈)’ 입법 국면에서 김오수 전 검찰총장이 물러나자 총장 직무대행으로 검찰 조직을 이끌었다.
그는 평검사 시절 미국 마약단속청(DEA)으로 유학을 갔고, 부산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 대검 마약부장, 대검 조직범죄과장,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을 역임한 ‘강력통’이자 ‘마약통’으로 불린다. 주요사건으로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이던 2012~2013년 이른바 ‘연예계 프로포폴 불법 투약 사건’을 수사했다. 당시 배우 박시연은 185차례, 이승연은 111차례, 장미인애는 95차례나 프로포폴을 투약한 사실이 드러났다.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서울 강남의 미용 시술 의사 두 명은 구속 기소됐다.
박 대표변호사가 맡았던 또다른 유명 사건으로는 이른바 ‘어금니 아빠’ 이영학 건이 있다.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로 재직했던 2017년 이영학을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했고, 무기징역이 최종 확정됐다.
박 대표변호사와 함께 유씨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린 안효정 변호사(사법연수원 29기)는 서울남부지검, 방위사업비리 합수단 팀장, 대검 공판송무과장을 거쳐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몸담았다.
차상우 변호사(사법연수원 35기) 역시 검사 출신이다. 그는 부산지검, 수원지검, 서울중앙지검을 거쳐 2021년까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했다.
법조계에선 유씨가 경찰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러 마약 수사를 해본 전관 변호사를 선임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의 담당 검사였던 김희준 법무법인 LKB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마약수사를 많이 해본 검사 출신인 만큼 사건에 대한 변론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훨씬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유씨가 2021년부터 한 해 동안 73회에 걸쳐 모두 4400㎖가 넘는 프로포폴을 투약했다는 기록을 넘겨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유씨의 모발·소변 검사에서 프로포폴뿐 아니라 대마·코카인·케타민 등 모두 4종의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정확한 투약 횟수와 경위, 이날 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