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학원가에서 고등학생들에게 마약 탄 음료를 마시게 하고, 부모에게 “자녀가 마약을 했으니 협조하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협박한 일당 중 1명이 검거됐다. 이어 공범인 남성 1명도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남구 학원가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마약 성분 음료수를 마시게 한 이들 중 1명인 A(47)씨를 검거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새벽 1시 30분쯤 동대문구에서 검거돼 수사를 받고 있다. 용의자는 2개 조로 구성됐으며 강남구청역 인근에서 활동했던 이들은 40대 남성과 20대 여성으로, 대치역 인근에서 활동했던 이들은 40대 여성 2명으로 이뤄졌다.
피해자 진술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전날 오후 강남 대치동 일대의 학원가에서 음료 시음행사를 하는 행세를 하며 “기억력 상승과 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수를 마셔보라”며 마셔보길 권했다. 음료수를 마신 학생들은 곧바로 어지럼증을 호소했다고 한다. 피해를 입은 학생들 중 일부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신고 접수는 6건으로 모두 학생들이다. 경찰 신고는 피해 자녀의 학부모들이 “자녀의 몸에 이상이 생겼다”며 112에 알리면서 이뤄졌다. 경찰 조사 결과 문제의 음료수병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됐고, 음료수병 겉면에는 유명 제약사의 상호가 도용 표기돼 있으며 ‘기억력 상승 집중력 강화 메가 ADHD’라는 문구도 적혀있었다.
일당은 당시 “구매 의향을 조사하는 데 필요하다”며 피해 학생의 부모 연락처를 요구하고, 이후 부모에게 연락해 “협조하지 않으면 자녀가 마약을 복용한 것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금전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A씨와 공범 남성 외 나머지 여성 2명에 대해서도 추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