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이 전날 ‘1박 2일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서울 도심 곳곳에서 노숙 시위를 하면서 아침 출근길이 쓰레기와 술냄새로 가득 찼다.
17일 오전 6시 50분쯤 서울 종로구 코리아나 호텔 앞 인도는 전날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먹고 남긴 컵라면 용기들과 술병, 담배꽁초들로 가득찼다. 길목에 있는 가로수에는 100L(리터)짜리 대형 쓰레기 봉투가 6~7개씩 쌓여있었다. 동화면세점 앞은 조합원들이 밤새 깔고 잔 매트 등이 그대로 방치되면서 1.5m 높이 쓰레기산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같은 시각 서울 중구 시청삼거리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세종대로를 가로지르는 횡단보도에는 소주병, 맥주병, 비닐봉지 등이 널브러져 있었고, 출근하는 차량들은 이를 피해가느라 급정지를 하기 일쑤였다.
이날 동화면세점 앞에서 쓰레기를 치우던 환경미화원 A씨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담배꽁초, 술병, 어제 먹다 남은 도시락부터 음료수가 남은 페트병, 커피컵까지 쓰레기들이 너무 많다”면서 “오전 5시부터 청소했는데 끝이 없다. 우리도 노동자이고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민주노총이 고용한 사설 청소업체 직원 B씨도 “쓰레기가 너무 많고 음식물까지 섞여있어 분리 수거가 불가능한 상태”라며 “쓰레기 양이 너무 많아 오후에 인력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했다.
문제는 쓰레기 뿐만이 아니었다. 서울광장 인근 인도에서는 노숙을 하고 일어난 조합원들이 단체로 담배를 펴 흡연장을 방불케했다. 담배연기가 모여 시야가 뿌옇게 보일 정도였다. 출근길 시민들은 코를 막고 지나가기도 했다. 서울 중구 돌담길과 정동길 인근에 전날 조합원들이 노상방뇨를 해 거리는 오줌 지린내가 코를 찔렀다. 출근하던 직장인 이상환(66)씨는 “돌담길에서 지린내가 너무 나서 종종걸음으로 지나쳤다”면서 “담배연기에다 지린내까지 갈수록 가관”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새벽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려 태평로파출소에 2건의 시민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