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를 알 수 없는 남성이 철사로 현관문을 열고 있다. /온라인커뮤니티

여성 혼자 사는 집에 철사를 이용해 침입하려 했다가 도주했던 남성의 신원이 특정됐다. 경찰은 해당 남성을 불러 조사한 뒤 입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18일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4시쯤 부천의 한 빌라에서 “신원 미상의 남성이 무단 침입을 시도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집에 혼자 살던 20대 여성 A씨는 신고 전화에서 “누군가 현관문 밖에서 문틈으로 철사를 넣어 문을 열려고 한다”고 했다.

A씨는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나 지금 너무 소름 돋는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당시 상황이 담긴 동영상을 올렸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현관문 틈 사이로 갑자기 올가미 형태의 철사가 쑥 들어오더니 문을 열려는 듯 문고리를 위 아래로 움직인다. 올가미가 빠지면 다시 문고리에 걸기 위해 철사를 이리저리 움직이기도 했다.

16일 경기 부천시에서 혼자 사는 여성의 집에 의문의 남성이 철사로 올가미를 만들어 현관문을 열려고 시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A씨는 “어디서 (오늘 방문하겠다고) 연락받은 거 하나도 없다. 문 못 열게 철사 잡고 누구냐고 물어봤는데, (문밖의 남성이) 부동산에서 왔다고 했다”며 “‘전화하셨어야죠’ 하니까 벨을 눌렀다며 어쩌고 하길래 바로 경찰에 전화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근데 나랑 계약했던 부동산은 폐업해서 지금 없다. 집이 경매에 넘어가긴 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오냐?”며 “(경찰에서) 진술서 쓰는데 옆집 사시는 분이 나와서 ‘어떤 남자가 우리 집으로 공동현관 호출했길래 이상해서 안 열어줬다’고 하더라. 너무 무섭다”고 했다.

문을 열려고 했던 남성은 2분 정도의 대치 끝에 철사를 놔두고 도망쳤다.

A씨는 “경찰들도 이 영상 보더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다들 조심해라. 이런 경험 처음이라서 너무 무섭다”고 했다.

A씨는 한동안 해당 남성이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몰라 공포에 떨며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한다.

경찰은 CCTV 분석과 탐문 수사 등을 토대로 모 부동산업체 직원인 40대 남성 B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B씨는 경매 입찰 매물로 나온 이 빌라의 내부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A씨의 집을 찾았는데 사람이 없는 줄 알고 문을 열려 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경찰은 조만간 B씨를 불러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범행 목적으로 문을 열려던 것이 아니더라도 B씨 행위는 주거침입에 해당한다”며 “일단 조사 후 입건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다.

해당 남성이 부동산업체 직원이라면 왜 굳이 철사를 이용해 문을 열려고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자세한 진술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