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연수 기간 동료 여성 시의원 2명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박성호 부천시의원이 술에 취해 동료 의원들에게 입맞춤하는 추가 CCTV 영상이 공개됐다.

24일 경기도 부천시의회 등에 따르면 부천시의원 25명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전남 진도‧목포‧순천 일대에서 ‘의원 합동 의정 연수’를 진행했다. 시의회 직원 21명도 동행했다.

시의원들은 연수 기간 ‘화합의 시간’이라며 저녁마다 음식점에서 술을 마셨고, 박 의원은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소속 여성 의원 2명에게 부적절한 언행과 신체 접촉 등을 한 의혹을 받는다. 해당 의원들은 박 의원을 강제추행과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고소인 중 한 명인 국민의힘 소속 최초은 부천시의원은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박 의원의 행위가 2차에 걸쳐 이뤄졌다고 했다. 최 의원은 “1차로 어깨를 잡았을 때는 하지 말아 달라고 분명히 얘기했고, 옆에 있던 분도 하지 말라고 막는 제스처를 취해주셨다”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그런 행동을 하니 더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지난 10일 전남의 한 식당에서 박성호 부천시의원이 국민의힘 소속 최초은 시의원의 목을 잡고 흔들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 제공

당시 CCTV에는 박 의원이 최 의원의 뒤에서 어깨를 잡고 흔드는 장면이 담겼다. 그러자 최 의원은 박 의원에게 손짓하며 무언가 이야기를 했다. 이때 거절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 의원은 이후에도 자리에서 일어서 있던 최 의원의 목을 뒤에서 잡고는 자신의 몸쪽으로 끌어당겼다. 최 의원은 벗어나려고 버둥거렸고, 박 의원의 팔에서 벗어나자마자 자리를 벗어났다.

최 의원은 “이 사람이 정말 나를 어떻게 생각하길래 이렇게 행동하는지 많이 힘들었다”며 “지금 떠올려도 마음이 힘들고 불편하다”고 했다.

박 의원은 또 파란색 상의를 입은 남성 의원을 뒤에서 끌어안고 입을 맞추더니 옆에 있던 여성 의원에게도 입을 맞췄다. 해당 여성 의원은 일어나 박 의원을 향해 두 팔을 휘둘렀고, 박 의원은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지난 10일 전남의 한 식당에서 박성호 부천시의원이 동료 남성 의원과 여성 의원에게 입을 맞추고 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최 의원은 이에 대해 “편안한 분위기였고, 과하지 않게 술을 마시는 자리였다”며 “아무래도 그 자리에서는 다들 애써 분위기를 정리하면서 마무리 지으려고 했던 것 같다”고 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이 지난 19일 시의회 윤리위원회에 징계 요구 건을 제출한 이후 수차례 전화를 걸어왔다고 한다. 최 의원은 “당시가 떠올라서 전화를 받지 못했다”며 “정말 전화가 끊임없이 오는데 ‘이분은 과연 나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전화를 하는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전화를 받지 않는다면 충분히 문자메시지를 통해서 사과해도 되는데 그런 건 전혀 없었다”며 “이 일을 전화 한 통으로 무마하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박 의원 측의 ‘의도 있는 정치적 공격 아니냐’는 주장에 관해 최 의원은 “정말 너무 어이가 없고 헛웃음이 나왔다”고 했다. 최 의원은 “오랜 고민 끝에 동료 의원을 신고하고 윤리위에 제소했는데, 정치적인 공격이라는 답변을 들었을 때 더 화가 나고 실소가 나왔다”고 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민주당 경기도당은 22일 “자체 조사를 통해 사실임이 드러날 경우 최고 수위 징계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의원은 이날 탈당계를 제출했고, 다음날 오전 처리됐다. 민주당 경기도당 측은 박 의원의 탈당이 ‘징계 회피 목적’이므로 조사와 징계 절차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최 의원은 “탈당이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윤리위가 정확하게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수사기관의 조사를 거쳐 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의원직을 유지한다. 최 의원은 “그게 맞는지 의문”이라며 “과연 이분이 의원직을 유지해 시민들의 대변인이 될 수 있을까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