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의 복권판매점에 '제 1057회차 로또복권 2등 103명 동시 당첨'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오는 10일 진행되는 ‘대국민 로또 6/45 추첨 공개 방송’에 1700명 넘는 인원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50명이 참관인으로 선정된다. 로또 추첨 방송에 대규모 인원을 초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일 복권수탁사업자 동행복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26일까지 로또복권 추첨 방송 참관인을 모집한 결과 총 150명 모집에 1704명이 신청했다. 경쟁률 10 대 1을 웃도는 수치다. 그간 로또복권 추첨 방송에는 약 15명의 일반인이 참석해왔으나 이번 행사에선 평소 인원의 10배인 150명을 초청했다.

동행복권은 지난 6개월간 로또·연금방송 방청 경험이 없는 19세 일반인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으며 추첨을 통해 참관인을 선정했다.

대규모 행사를 열게 된 건 지난 3월 4일 추첨한 로또 1057회차 때문이다. 추첨 결과 당시 2등 당첨이 664건이나 쏟아지고, 이 가운데 103건이 서울시 동대문구의 한 판매점에서 나오면서 조작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는 “2등 다수 당첨은 선호 번호가 우연히 추첨이 된 결과”라고 해명했으나 조작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에 기재부와 동행복권은 공정성과 투명성을 알리겠다는 의도로 대규모 인원을 복권방송 추첨 현장에 초청하기로 했다.

이번 행사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다. 방송 추첨에 앞서 오후 4시부터는 ‘복권에 대한 궁금증, 과학과 심리학이 답하다’라는 주제로 토크쇼가 열린다. 이후 오후 6시 10분부터 오후 8시 50분까지 추첨 전 준비 과정 및 리허설을 직접 관람하고, 본 방송 방청까지 참관한다.

로또복권 추첨 전 준비 과정. / 동행복권

◇로또 추첨기, 추첨볼 점검... 조작 논란 불식시킬까

150명의 참관인들은 경찰 입회하에 추첨기와 추첨볼을 점검 과정을 지켜볼 예정이다. 추첨 장비는 보안을 위해 CCTV와 이중 잠금장치가 설치된 창고에 보관되고 있다가, 생방송 3시간 전 방송사와 동행복권 관계자가 기기 봉인 상태를 확인하고 창고를 개방한다.

로또 추첨 장비는 프랑스에서 수입된 ‘비너스’라는 기계다. 추첨기는 본 기기 1대와 예비 기기 2대 이렇게 총 3대로 구성된다. 예비 기기는 생방송 중 발생할 수 있는 추첨기 장애를 대비한 것이다. 3대 모두 세 차례 정도 테스트를 거친다. 이 과정에선 추첨기에 바람은 잘 나오는지, 공이 잘 회전하는지 등 기본적인 작동을 점검한다.

추첨볼은 5개 세트가 봉인돼있다. 관계자는 봉인한 철사의 훼손 여부를 확인한 뒤 이상이 없으면 추첨볼 봉인을 해제한다. 그 다음 계측기를 이용해 추첨볼 규격을 점검한다. 추첨볼 기준 무게는 4g이며 오차범위는 ±5%여야 한다. 둘레는 44.5㎜로 ±2.5% 오차범위 내에 있어야 사용할 수 있다.

추첨볼 검수는 1~45번 공 가운데 방청객이 선택한 5개 공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5개의 추첨볼 세트 모두 이 과정을 거친다. 5개의 세트 가운데 어떤 세트를 본 기계에 사용할 지 역시 방청객이 정한다. 이후 추첨기가 추첨볼을 잡으면 해당 번호가 컴퓨터에 제대로 노출되는지를 점검한다.

리허설을 마치고 나면, 방송 전 추첨기에 추첨볼을 넣는다. 추첨기 뒤편에는 1~45번까지의 공을 넣을 수 있는 투입구가 6개가 있다. 이때 공을 배열하는 방식도 방청객이 선택한다. 예를 들어, 방청객이 ‘세로 배열’ 방식을 선택하면 관계자는 1번 투입구에 7개 공을 넣고, 이어 2번 투입구에 7개 공을 넣는 식이다. 이렇게 6개 투입구에 42개의 공을 넣고 나면 3개의 공이 남게 된다. 이 3개의 공을 어느 투입구에 넣을 지도 방청객이 정한다.

홍덕기 동행복권 대표는 “최근 로또복권 1, 2등 당첨자가 다수 발생해 복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며 “대국민 로또 6/45 추첨 공개방송을 계기로 복권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복권을 더욱 건전한 레저문화로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