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123층, 높이 554.5m의 롯데월드타워를 맨몸으로 무단 등반하다 72층 높이에서 구조된 영국 출신 유명 암벽 등반가 조지 킹 톰슨(23)이 암벽화를 신은 채 맨손으로 구조물의 홈을 붙잡으며 건물 외벽을 등반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12일 한 언론에 제공된 제보 영상에는 상의를 탈의하고 반바지를 입은 남성이 작은 배낭 하나만 멘 채 맨손으로 건물 외벽을 기어오르는 모습이 담겼다.
안전장비는 전혀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그는 암벽화로 보이는 신발을 신고 건물을 올랐는데, 그가 멘 배낭에는 여분의 운동화 한 켤레가 달려 있었다. 그는 건물 외벽 기둥을 감싸 안듯이 올랐는데, 차분히 위를 확인하면서 양손으로 홈으로 보이는 곳을 붙잡고 팔 힘을 이용해 몸을 끌어 올리면서 한 발씩 내디디며 기둥을 타고 올랐다. 이 남성은 주저하거나 망설이는 기색이 전혀 없이 거침없이 발을 뗐다.
동영상에 찍힌 당시 몇 층을 오르던 중인지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 남성은 해당 건물에서 영상을 찍는 이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기둥을 타고 오르는 데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영상 속에서 이 남성이 한개 층을 오르는 데는 세네 발짝이면 충분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9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보안팀은 “한 외국인 남성이 맨몸으로 타워 서측을 등반하고 있다”고 119에 신고했다.
소방 당국은 이 남성을 구조하기 위해 소방차량 12대와 인원 69명을 동원했고, 추락을 대비해 타워 주변에 대형에어매트를 설치했다. 경찰도 상황 대응을 위해 소방과 함께 현장에 출동했다.
소방은 오전 8시 52분 곤돌라를 투입해 72층 외벽에서 휴식하던 남성을 붙잡았고, 옥상으로 곤돌라를 옮겨 남성을 구조했다. 구조된 남성은 송파경찰서에 인계됐다.
경찰은 해당 남성을 건조물침입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남성은 상처 부위 없이 약간의 탈진 증상을 보여 회복 후 조사 중이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롯데타워에 올라 비행하는 것이 오랜 꿈이라 6개월 전부터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이를 위해 남성은 3일 전 한국에 입국해 하루는 모텔에서 투숙하고, 이틀은 거리에서 노숙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날 오전 5시쯤부터 허가 없이 롯데타워를 무단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롯데타워 4번 게이트 좌측 2m 높이에 있는 홈을 하나씩 잡고 올라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남성은 고층 건축물을 맨손으로 오르는 것으로 유명한데, 지난 2019년 영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샤드 빌딩’을 오르다가 붙잡혀 교도소에서 3개월 복역한 전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