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가장 강력한 힘은 아기를 낳지 않는것 입니다.”
미국 뉴욕에서 발행되는 미주한국일보에 이런 문구를 담은 광고가 실렸다. 한 트위터 이용자가 이를 소개하는 글을 올린 뒤 광고는 소셜미디어에서 큰 이목을 끌었는데, 물 건너온 이 광고가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녀 갈등에 불을 지피고 있다.
14일(현지 시각) 발행된 미주한국일보 뉴욕판 5면에는 흰 배경에 검은 글씨로 “여성의 가장 강력한 힘은 아기를 낳지 않는것 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전면광고가 실렸다. 정서법에는 맞지 않는 띄어쓰기 표현이 있지만 광고엔 그대로 실렸다. “The most powerful force of a woman is not giving birth”이라는 영어 표현도 병기됐다.
광고 오른쪽 아래에는 ‘방성삼(from Sung Sam Bang)’이라고 적혔다. 광고를 의뢰한 인물로 추정되는데 구체적인 인적사항은 나타나 있지 않다. 미주한국일보는 이런 광고를 실으면서 미주에 “이것은 유료광고입니다. 이 광고의 내용은 본사에서는 인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는 유료광고임을 알려드립니다”라고 밝혀뒀다.
여성들에게 비출산(非出産)을 촉구하는 이 광고를 17일 한 트위터리안이 소개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미러’라는 닉네임을 쓰는 이 네티즌은 “이 기개가 너무 멋있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었기에 이런 생각을 해서 실행까지 옮기게 된 건지가 궁금하다”라고 했다. 이 글은 19일 현재 2만4900회 넘게 리트윗됐다.
북미의 한인신문사에 실린 이 광고는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곧 화제가 됐다. 광고 문구가 일부 페미니스트들이 주장하는 ‘비연애·비섹스·비결혼·비출산’을 뜻하는 ‘4B운동’과 맞닿아있는 만큼 성별로 반응은 극명히 갈렸다.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출산을 도구화한다’는 등의 비판이 나왔고, 여성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광고 내용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주를 이뤘다.
20·30대 남성이 주 이용자로 알려진 ‘에펨코리아’에서는 이 광고 내용을 알리는 게시물에 11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대개가 광고 문안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반응이다. “자기 아이 낳는 것까지도 자기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쓴다” “국가에서 여성에 대한 지원을 재검토해야한다” “생명을 잉태하는 건 위대한 일” 같은 반응이다.
84만 회원수를 보유한 대형 여초 커뮤니티 여성시대에도 이 광고가 소개됐다. “방성삼씨 멋있다” “문구를 가슴에 새기고 살겠다” “여자가 아이를 낳지 않는 건 권력이다. 남자는 죽었다 깨어나도 아이를 낳을 수 없다” “다들 출산 조심해” “나라꼴 정상 될 때까지 출생률 하락 가보자” 같은 댓글이 달렸다.
이번 광고와 관련해 한국일보 측은 “미주한국일보에 실리는 광고는 본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했다. 미주한국일보 뉴욕지사와는 통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