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지 훈련 중인 육군과 이를 바라보는 초등학생 /조선일보 DB

이달 초 한국외대에 재학 중이던 4학생 김모(29)씨는 어이 없는 통지를 받아 들었다. 1등 수강생에게 장학금 12만원이 주어지는 수업에서 1등 성적을 거뒀지만, 5만원밖에 받지 못해서였다. 이유는 출결. 이 과목 담당 교수가 예비군 훈련을 다녀온 날 이 학생의 출결 점수를 깎았던 것이었다.

지난해 서강대에서도 비슷한 소동이 일었다. 한 공과대학 교수는 사전 공지 없이 자신의 수업에서 시험을 진행했다. 당시 예비군 훈련으로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학생들이 받아 든 점수는 모두 0점. 이 사실이 알려진 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교수는 꼬리를 내리고 사과문을 낸 뒤 재시험을 진행했다.

대학가에서 예비군에 대한 처우 논란이 연일 벌어지는 가운데 희소식이 전해졌다. 비수도권에서도 처음으로 예비군 훈련을 가는 이들의 교통비를 지원해주는 조례가 통과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예비군에게 교통비를 지원해주던 건 경기 구리·남양주시 등 경기도권이 전부였다. 2018년 시작된 예비군 교통비 지원 릴레이가 멈춰서인데, 서울 양천구가 5년 만인 지난 3월 릴레이 바통을 이어 받았고, 이번 달엔 비수도권에서 처음 스타트를 끊은 지자체가 나왔다.

16일 대구 수성구의회 제256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소속 박새롬(32) 구의원·김경민(28) 구의원이 발의한 ‘대구광역시 수성구 예비군 훈련장 차량 운행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통과됐다. 예비군 훈련을 받는 수성구민들이 수성구청의 지원 차량으로 예비군 훈련을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비수도권에서는 최초다. 지자체 차원에서 예비군 교통비 지원이 처음 시작된 건 2018년 1월의 일. 구리시의회를 시작으로 인근 남양주시의회도 같은 해 5월 릴레이 지원을 시작했다. 하지만 릴레이는 거기서 멈췄다. 5년 간 추가로 나서는 지역구는 없었다.

그런데 올 3월, 예비군 교통 지원 재개 릴레이가 재개됐다. 서울 양천구의회에서 국민의힘 황민철(30) 구의원이 대표발의한 예비군 차량운행 지원에 관한 조례가 통과돼서였다. 이에 양천구는 지역내 예비군 1년~8년차 8500명을 교통 지원 대상에 포함했으며, 지난달 시작된 예비군 훈련에 1일 45인승 버스 4대씩 총 156대를 투입해 예비군을 실어 날랐다. 여기에 비수도권에선 처음으로 대구 수성구가 첫 발을 내딛은 것이다.

예비군 훈련 교통 지원 사업은 향후 ‘전국화’될 예정이다. 이는 국민의힘 청년정책네트워크 특별위원회가 지난달 공개한 예비군의 학습권·이동권·생활권 강화를 위한 ‘예비군 3권 보장 정책’에 따른 것이다. 특위는 예비군법·병역법에 따라 예비군 훈련에 참석한 경우 출석을 인정하는 등의 규정이 학교에서 반드시 지켜질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예비군 훈련 교통 지원·예비군 수당 현실화를 1차 목표로 삼았다.

국민의힘 소속 대구 수성구의회 박새롬 구의원 /조선일보 DB

수성구의회에서 이 조례안을 대표발의한 박새롬 구의원은 “비수도권에서 예비군 지원 릴레이의 첫 스타트를 끊게 돼 감회가 새롭다. 힘들고 귀찮은 예비군 훈련을 가면서도 학교 출결 등 신경 쓸 일도 많았을 청년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새파란 청춘을 군에 바친 청년분들의 소중한 시간을 제가 되돌려드릴 순 없지만, 최소 국가가 예비군 훈련에 참여하는 청년분들의 주머니까지 얇게 만들지 않도록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