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같았죠. 장난인가 싶기도 하고”
누군가 갑자기 아무런 대가 없이 1억원을 주겠다고 하면 어떤 기분일까. 꿈 같은 일이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고향, 전남 순천 운평리 마을 사람들에게 일어났다. 이 회장이 운평리 마을 사람들에게 사비를 들여 세금 공제 후 최대 9020만원을 개인 통장으로 입금한 것이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회장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공덕비 설립을 추진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운평리 마을에서 태어나 82년째 살고 있다는 주민 장찬모(81)씨는 지난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5월 말쯤 됐는데 이장님이 갑자기 ‘선물이 들어왔을 것’이라며 통장 한번 확인해 보라고 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처음에는 100만원 정도 들어오겠다 예측했다”고 했다.
그런데 장씨가 통장을 확인했을 때 찍혀 있는 금액은 1억여원이었다. 이에 장씨는 “꿈 같았다. 긴가 아닌가, 이거 장난인가 싶기도 하고”라고 했다. 이 회장에게 돈을 받은 주민은 장씨뿐만이 아니었다. 운평리 6개 마을 280여세대 주민들 모두 돈을 받았다. 마을 토박이와 실거주 30년 이상 등 거주 연수에 따라 2600만원에서부터 최대 9020만원까지가 입금됐다.
장씨는 “영농 빚이라든지 이런 걸 짊어지고 있는 사람도 많았는데 살 것 같다는 사람이 태반”이라며 “논에서 벼 같은 것을 한 짐 짊어지면 일어나지를 못한다. 그럴 때 누가 밀어주면 잘 일어나는데, 지금이 그런 기분”이라고 했다.
장씨에 따르면 현재 마을 주민들은 이 회장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 공덕비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장씨는 “큰 선물을 받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고 해서 이장님 등 전부 다 동의를 했다”며 “회장님께 공덕비를 하나 세워주는 걸로 동일하게 얘기가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으로서는 고맙다는 말 밖에 드릴 게 없다”고 했다.
이 회장은 운평리 죽동마을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서면 동산초등학교(25회)와 순천중학교(15회)를 졸업했다. 이 회장은 초·중·고교 동창생들에게도 현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영 측은 “지금까지 이 회장이 개인적으로 재산을 나눠준 액수가 1400억원 정도로 파악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