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생활 논란 등으로 대한불교조계종에 환속 신청을 한 도연 스님이 자숙 선언 3주 만에 소셜미디어 활동을 재개한 데 이어 수강료 월 15~25만원의 유료 명상 프로그램을 개설해 논란이 되고 있다.
도연스님은 지난 1일 자신의 블로그에 ‘도연의 마음챙김 명상반 개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오는 10일부터 온·오프라인 유료 명상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공지했다.
실시간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명상은 인원 제한이 없고, 서울 강남에서 진행되는 오프라인 명상은 10명 이하로 신청을 받는다고 한다. 주 2회, 4주 코스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온라인은 15만원, 오프라인은 20만원, 온·오프라인은 25만원의 수업비를 받는다. 수업비는 계좌 송금으로만 받고 있다.
이보다 앞서 도연 스님은 지난달 7일 소셜미디어 활동 중단을 선언한 지 20여일 만인 지난달 말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통해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달 28일에는 페이스북에 ‘강렬하게 타오르는 욕망과 증오로부터 도망가야 한다’는 글과 함께 58초 분량의 영상을 올렸다.
도연 스님은 페이스북 영상에서 “뭔가를 엄청 좋아하는데 그 사람은 나를 좋아할까. 내가 좋아하는데 그 사람을 내가 얻지 못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들이 나를 고통케 한다”며 “또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 자꾸 만나면 어떡하지, 싫은데 가다가 확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들이 자꾸 일어난다. 이런 마음들은 내가 이기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마음은) 되게 강렬하게 타오르는 불길 같아서 그럴 때는 작전상 후퇴를 해야 한다”면서 “어떻게 후퇴하느냐. 호흡으로 돌아온다든지 걷는다든지, 내가 뭔가 집중할 수 있는 다른 것에 관심을 바꿔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연 스님은 같은날 유튜브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웬델 베리의 글을 인용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더는 알 수 없을 때 우리는 우리가 진정으로 해야 할 일에 이른 것. 우리가 어느 길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을 때 우리의 진정한 여정이 시작된 것”이라고 적었다. “내가 숲에서 살기로 작정한 것은 내 의도에 따른 삶을 살면서 삶의 본질적인 측면과 접하기 위해서였다. 그것은 또 죽는 날, 삶이 내게 가르쳐 줄 수 있었던 것을 배우지 못했고, 그래서 내가 삶이란 것을 제대로 살지 못했다는 사실을 맞닥뜨리지 않기 위해서였다”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글도 옮겼다.
도연 스님은 비슷한 시기 자신의 블로그 등의 자기소개 글에 ‘법사’로 살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수행자로 살아왔으며 지금도 살아가고 있다. 20대는 석하스님으로, 30대는 도연스님으로 살아왔으며 앞으로는 도연법사로 살아갈 예정”이라고 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법사(法師)의 의미를 설법하는 승려, 심법(心法)을 전하여 준 승려, 불법에 통달하고 언제나 청정한 수행을 닦아 남의 스승이 되어 사람을 교화하는 승려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은 도연 스님이 제출한 환속제적원을 접수했다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환속에 대한 사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출판계와 불교계에서 제기된 ‘두 아이 아빠 의혹’ 등 사생활 논란이 영향을 끼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조계종 총무원장의 국외 출장과 실무자의 일시적 부재로 인해 아직 종단 내부 결재가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법사’라는 명칭에 대해 “법사가 원래 승려를 지칭하는 말이기는 하지만 종단에서 법사라는 이름으로 부여하는 공식적인 직책이나 지위는 없다”면서 “최근 재가자 중 일종의 포교사 역할을 하는 분들이 스스로를 법사라고 칭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