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강사 A씨가 지난달 기말고사 직후 한 여학생에게 보낸 문자./TV조선

한 대학교 강사가 일부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내고, 시험문제를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수강생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교수는 해당 학생들의 학점을 내리는 방법으로 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강원도 소재의 한 사립대에 따르면, 이 학교 교양과목 강사 A씨는 지난달 기말고사 직후 한 여학생에게 부적절한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문자메시지에는 “왜 시험날 인사도 않고 그냥 갔나. 서운하잖아” “A플러스 축하해” “나중에 식사한 번 하자” 등의 내용이 담겼다. A씨는 이 여학생을 “○○대 최고 미인”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A씨가 또 다른 수강생에겐 시험문제를 유출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한 학생은 언론인터뷰에 “문제 알려줄 테니까 수업 끝나고 남으라고 (했다)”라며 “교재에 직접 O·X 표시해 가면서 ‘시험에 나온다’(고 알려줬다)”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등을 통해 피해 사실을 밝혔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들은 A씨 처신에 문제가 있다며 학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학교 측은 탄원을 접수하고 진상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조사과정에서 A씨가 “학생들과 대화로 해결하겠다”고 하자, 학교 측은 탄원서를 쓴 학생의 이름과 연락처를 A씨에게 넘겼다.

한 학생이 에브리타임에 올린 글에 따르면, A씨는 탄원한 학생에게 연락해 학점을 낮추겠다고 위협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왜 탄원서에 싸인했느냐. 넌 꼴통이다” “너 때문에 잘리게 생겼” “B0였는데 B-, F까지 내리겠다” 등의 협박 문자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A씨는 언론에 “해당 학생이 전화를 안 받아서 그런 것”이라며 “내가 의도적으로 F학점 준 게 아니라, 통화하고 싶어서 엄포 놓은 것”이라고 했다.

대학 측은 조선닷컴에 A씨와 관련해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주 중으로 인사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