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신림동 ‘묻지마 칼부림’ 사건의 범행 현장에 사망한 20대 남성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오후 10시 지하철 4호선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시민 60여명이 당시 범행 현장을 찾아 고인(故人)을 추모했다. 바닥에는 이들이 헌화한 수십개의 꽃이 놓여있었다.
범행 현장 근처의 상점 벽면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 고인을 추모하는 문구가 적힌 메모 40여개가 붙어있었다.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당신 그렇게 만든 사람 꼭 천벌 받을 거예요’ 등 고인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담은 메모도 있었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 사이에선 “너무 불쌍하고 마음이 아프다” “범인도 똑같은 고통 느꼈으면 좋겠다” 등의 말이 오갔다. 그저 황망한 눈빛으로 현장을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다.
추모 현장을 찾은 신림동 주민 박모(27)씨는 “사건이 발생하기 30분 전까지 근처에 있었는데 뉴스를 보고 너무 소름이 돋았다”며 “같은 동네 주민이기도 하고, 추모 현장에 있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찾아왔다”고 했다. 또 다른 신림동 주민 김모(27)씨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끔찍하다”며 “범인이 꼭 강력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범인 조모(33)씨는 폭 4m 정도인 골목길 140m를 뛰어다니며 행인 4명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 중 1명은 숨졌고 3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1명은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피해자들 모두 조씨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