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A 교사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 서울교사노조는 24일 유족 동의를 받았다며 A 교사의 일기장 일부를 공개했다. 해당 일기장은 A 교사가 숨지기 15일 전인 지난 3일 작성된 부분이었다.
일기장에는 “금-주말을 지나면서 무기력 쳐짐은 있었지만 (가족들과 있는데도 크게 텐션이 안 오르고 말수도 적고 그랬다) 그래도 힘들다고 느껴질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라고 적혀 있었다. 이어 “월요일 출근 후 업무폭탄 + (학생이름) 난리가 겹치면서 그냥 모든 게 다 버거워지고 놓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숨이 막혔다”라며 “밥을 먹는데 손이 떨리고 눈물이 흐를 뻔 했다”고 적혀 있다.
이에 대해 서울교사노조는 “고인이 생전 업무와 학생 문제 등 학교생활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노조가 제보를 통해 학생이 큰소리를 지르는 등의 행동을 해 고인이 힘들어했다는 정황을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했다. 다만, 이날 공개된 일기장에는 특정 학부모의 ‘갑질’과 연결되는 내용은 없었다.
한편, 경찰은 노조가 앞서 공개했던 제보 가운데 ‘학부모 폭언’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해당 학부모들을 지난 주말 조사했다. A 교사가 숨지기 6일 전인 지난 12일, A 교사 학급의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을 연필로 찌른 일이 있었다. 이 일의 처리를 두고 학부모가 A 교사에게 폭언했다는 것이 해당 제보의 내용이다.
이는 A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됐다. 앞서 경찰은 피해·가해 학생과 부모가 만난 자리에 참석한 참관인을 조사해 양측이 원만히 화해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경찰은 유족들로부터 A씨의 휴대전화와 아이패드를 제출받았으며, 포렌식(디지털 증거 추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