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농산물을 판매하는 노인에게 접근해 “대신 팔아주겠다”고 속인 뒤 이를 들고 달아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0개월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노인들을 상대로 금품 등을 편취한 A씨를 최근 검거했다.
경찰청이 최근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올린 ‘할머니 잠깐만 기다리세요! 제가 대신 이 물건들 팔아 올게요’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A씨의 범행 수법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을 보면 한 남성이 거리에서 들깨 등 농산물을 판매하러 나온 할머니의 수레를 끌어주며 환심을 샀다. 이후 할머니가 거리에 자리를 잡자 이 남성은 자신의 처제에게 대신 팔아주겠다며 커다란 들깨 봉지를 들고 자리를 떠난다.
할머니는 이 남성의 말을 믿고 거리에 앉아 한참을 기다린다. 30분이 지나도 그가 오지 않자 뒤늦게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 남성이 할머니에게 가져간 들깨는 1말로, 약 9만원 상당이었다.
경찰은 피의자 동선을 따라 잠복근무를 한 끝에 이 남성을 검거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전과 19범으로, 그는 지난해 9월 15일부터 약 10개월 동안 전국을 돌며 비슷한 범행을 벌여왔다.
지난해 10월 경기 수원에서는 동생에게 팔아주겠다며 125만원 상당의 고춧가루 75근을 편취했고, 지난 4월에는 두릅을 살 것처럼 환심을 산 뒤 돈을 빌려주면 두릅값과 같이 갚겠다며 현금 10만원을 편취했다.
이 밖에도 A씨는 식당을 돌며 단체예약을 한 뒤 돈을 빌리거나 음식을 미리 포장해달라고 한 뒤 음식값을 내지 않고 달아나는 등의 수법으로 총 634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는 일정한 거주지 없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범행을 이어왔다”며 “이번에 체포되면서 10개월 간의 범행이 끝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