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범죄 미화 논란을 부른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이 6일 서울 시사회를 강행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극장의 3개 관(약 300석)에서 공개된 영화는 피해자를 변호하는 김재련 변호사와 여성 단체가 박 전 시장을 억울하게 범죄자로 몰고 갔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와 박 전 시장 사이 신뢰가 돈독했다는 등 곳곳에 억지 주장을 담았다. 반면 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속옷 입은 사진을 보내고 “너도 보내줘”라고 말한 사실 등은 아예 거론하지 않아 사실관계가 왜곡되도록 묘사했다.
영화는 김 변호사와 여성 단체가 이른바 ‘4월 사건’ 이후 충격을 받은 피해자를 이용해 피해를 의도적으로 키운 것처럼 몰아갔다. ‘4월 사건’은 피해자가 2020년 4월 회식 후 남성 동료 직원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다. 또 “박 전 시장과 피해자 사이의 신뢰 관계가 매우 깊었다”며 여성 단체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기억이 왜곡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미국인 학자의 증언을 반복적으로 들려줬다. 다른 증언자는 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좋은 냄새 난다, 킁킁’이라고 보낸 문자를 두고 “다른 냄새가 좋을 수도 있잖아요. 꽃냄새?”라며 옹호했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자 몇몇 관객은 눈물을 보였다. 상영 직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한 여성 관객은 “박 시장과 할아버지와 손녀처럼 지냈던 피해자가 김재련 변호사에 의해 생각이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시장 유족 측 정철승 변호사가 “김재련 변호사와 피해자, 최영애 전 국가인권위원장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해 진짜 변론을 해야 한다”고 하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김 변호사는 본지 통화에서 “제3자가 피해자를 조종했다는 주장은 피해자의 주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며 매우 불쾌하고 유감스럽다”며 “피해자의 명예와 인격권은 지속적으로 침해되고 있고 또 다른 직장 내 성폭력 피해자들에게도 엄청난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