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는 태풍 ‘카눈’이 상륙함에 따라 8개 시·도에서 운영되고 있는 잼버리 활동을 10일 실내 프로그램으로 전환했다.
이날 서울 곳곳에서 만난 잼버리 참가자들은 실내에서 체육 활동을 즐기거나 공연·전시를 관람하고 있었다. 10일 오후 3시 서울시 노원구 광운대학교 실내 아이스링크장에서는 체코에서 온 잼버리 대원 200여 명이 헬멧을 쓴 채 스케이트를 타고 있었다. 아멜리아(18)양은 “체코는 지금 15도”라며 “새만금 야영장은 너무 더웠는데, 여기는 시원해서 살 것 같다”고 했다. 파벨 므라제크(19)군은 “체코에도 스케이트장이 있지만 겨울에만 개방된다”며 “더운 여름에 스케이트를 즐길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그룹 본사 1층 로비는 화장품 견학 프로그램에 참가한 스위스 대원들로 북적였다. 수헤일라 야쿱(18)양은 “평소 화장을 별로 해본 적이 없는데, 전문 아티스트에게 처음으로 메이크업을 받았다”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대원들은 마스크팩과 화장품 등의 기념품을 받아들고 기뻐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에서는 잼버리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서울식물원 방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투어, 세종문화회관 전시 관람 등 실내 문화 체험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DDP 인근에서는 우비를 입은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일부는 비를 피해 인근 편의점에서 사온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대원들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스니커즈 언박스드 서울’ 전시를 둘러보기도 했다.
북마케도니아와 크로아티아 대원 75명은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제조 시설을 견학했다. 이들은 전날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를 찾아 가상·증강현실 콘텐츠를 체험하기도 했다. 이날 스카우트 대원들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는 오케스트라 공연 관람, 국립현대미술관 방문 등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도자기 만들기, 국악 공연, 태권도 등 체험형 행사도 열렸다.